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패스트푸드 노동자를 위한 근무일정 보호 조치와 대면 노동권 교육 의무화 방안을 찬성 10표, 반대 2표로 승인했다고 LA타임스가 8일(화) 보도했다. 존 리(John Lee)·트레이시 파크(Traci Park)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업계는 이미 박한 이윤 구조에 시달리는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부담을 지운다며 반발했다.
이번 표결로 시의회는 시 법무국(city attorney)에 패스트푸드 산업 노동자에게도 관련 보호 조치를 확대 적용하는 조례 문구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로스앤젤레스에는 이미 '공정 근무주(Fair Work Week)' 조례가 시행 중으로, 특정 소매업체는 최소 2주 전에 근무 일정을 통보해야 하고 교대 근무 사이에 최소 10시간의 휴식을 보장하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 추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이번 조치는 이 조례의 적용 범위를 패스트푸드 업계로 넓히는 것이다.
이 안건을 처음 발의한 우고 소토마르티네스(Hugo Soto-Martínez) 시의원은 표결 후 "강력한 노동법을 통과시켜도 노동자들이 그 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우리는 시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의회는 이번 조치와 함께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법 및 기타 노동권 보호 내용을 교육하는 6시간짜리 유급 의무 교육을 어떻게 시행할지에 대한 프레임워크 보고서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시의회는 이 교육에 화상 옵션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최소한 첫 교육만큼은 노동자의 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공청회에서 발언한 '노동자 역량강화 커뮤니티 네트워크-로스앤젤레스(Worker Empowerment Community Network-Los Angeles)'의 빅터 토바르(Victor Tobar)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노동자들은 질문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임금 체불이나 안전보건 위반, 괴롭힘, 보복과 같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연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민자 노동자들이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려면 신뢰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례를 발의한 노동단체는 스타벅스 노동자연합(Starbucks Workers United)과 서비스노동조합국제연맹(SEIU) 산하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노동자연합(California Fast Food Workers Union)이다. 이들 단체는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자 상당수가 여성과 이민자로, 불안정한 근무 일정 탓에 재정 계획이나 육아, 병원 예약 등 다른 의무를 조율하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9년째 맥도날드(McDonald's)에서 일하고 있는 블랑카 로메로(Blanca Romero)는 공청회에서 사측이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도 자신처럼 오래 근무한 직원의 근무시간은 자주 줄인다며, 공정 근무주 조례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사업주는 신규 채용이나 계약직 활용에 앞서 자격을 갖춘 기존 직원에게 먼저 근무를 제안해야 한다. 로메로는 "우리는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업주들은 시의회에 조례 부결을 촉구하며 추가 비용 부담이 과도하고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여러 개의 저지 마이크스 서브스(Jersey Mike's Subs) 매장을 운영하는 후안카를로스 차콘(Juancarlos Chacon)은 2023년 주 정부가 패스트푸드 노동자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법을 통과시킨 이후 이미 사업이 어려워져 근무시간을 줄이고 일부 직책을 없애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조례는 이미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업체들에 더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콘은 200명 넘는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자신의 사업장은 이미 신입 직원 오리엔테이션에서 노동권 교육을 하고 있고, 매장 내 포스터에 노동법 관련 정보를 명확히 게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도프 레스토랑 그룹(Waldorf Restaurant Group)의 제이슨 헨디파(Jason Hendifar)는 자사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10곳 중 절반만 수익을 내고 있으며, 나머지는 손익분기점이거나 적자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캘리포니아는 이미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기 가장 힘든 주"라며 "우리에게 더 많은 규제와 비용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개 기록에 따르면 월도프 레스토랑 그룹은 버거킹(Burger King)과 엘폴로로코(El Pollo Loco)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레스토랑협회(California Restaurant Assn.)는 이번 표결에 앞서 시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 조례가 그동안 소수 인종 창업자들에게 성공적인 사업 진출 경로로 기능해 온 업계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또 제3자 기관이 노동자 교육을 담당하도록 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며, 노동단체가 이를 노조 결성 캠페인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의회는 이번 표결과 함께 에이드린 나자리안(Adrin Nazarian) 의원이 발의한 수정안도 승인했다. 이 수정안은 시 법무국이 대면 교육 의무화에 따른 잠재적 법적 책임을 검토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시 당국은 이 조례를 복수의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체에는 내년 4월부터, 단일 매장만 운영하는 업체에는 2027년 10월까지 적용을 유예해 시행할 방침이다. 이는 시의회가 승인한 또 다른 수정안에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