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보수사국(HSI)이 2020년 대선에서 불법으로 투표한 사실이 드러난 바하마 국적자 앤서니 타이론 힉스(Anthony Tyrone Higgs)를 체포했다고 폭스뉴스(FOX)가 12일(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관련 범죄에 대한 전방위 단속을 벌이는 가운데 나온 조치로, 불법 투표와 연루된 일련의 체포 사례 중 최신 사건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힉스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76년 10월 합법적 영주권자, 이른바 '그린카드' 소지자 신분으로 미국에 입국했다. 국토안보부(DHS) 산하 이민당국은 이후 그의 장기간에 걸친 범죄 이력을 근거로 이민 신분을 박탈하는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힉스는 무장강도, 가정폭력, 경찰관 폭행 등 다수의 폭력 범죄로 전과가 있으며 체포 저항, 절도 2건, 강력범죄 중 흉기 소지 2건 등도 기록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HSI 애틀랜타 지부는 지난 9월 3일 조지아주 디케이터에서 힉스를 체포했으며, 그는 현재 이민자 추방 업무를 담당하는 ICE 산하 조직인 ERO(단속·추방 담당국)에 구금돼 있다. HSI는 성명을 통해 힉스가 2020년 대선에서 불법으로 투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 로런 비스(Lauren Bis)는 지난 11일 폭스뉴스 디지털에 단독으로 입장을 전하며 "이 외국인은 우리나라의 손님이었지만 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2020년 선거에서 투표함으로써 미국에 머물 권리를 스스로 저버렸다"고 말했다. 비스 대변인은 이어 "불법으로 우리 선거에서 투표하는 비시민권자는 누구든 체포돼 추방될 것"이라며 "미국의 선거는 오직 미국인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웨인 멀린(Markwayne Mullin) DHS 장관도 성명에서 "바하마 출신의 이 범죄자 외국인은 무장강도, 가정폭력, 경찰관 폭행 등 다수의 폭력 범죄 전과를 가지고 있다"며 "그런 그가 2020년 선거에서까지 불법으로 투표했다"고 지적했다. 멀린 장관은 비시민권자 단 한 명의 불법 투표만으로도 미국 시민 한 명의 표를 무력화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히며 "ICE 요원들의 노력 덕분에 이 범죄자는 우리나라에서 추방돼 다시는 우리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HS는 이번 힉스 사건 외에도 최근 발생한 여러 건의 불법체류자·투표 자격 미달자 관련 선거범죄 사례를 함께 공개했다. 지난 8월에는 콜롬비아 출신 불법체류자 카를로스 하라미요-그라할레스(Carlos Jaramillo-Grajales)가 ICE 수사 결과에 따라 유죄를 인정,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년 넘게 신원을 도용해 여러 선거에서 불법으로 투표한 혐의를 받았다. 플로리다 중부지검 검사장 그레고리 커호(Gregory Kehoe)는 지난 8월 성명에서 "연방 이민법은 국경을 지키고 정부의 신뢰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법을 회피하거나 악용하고 위반하려는 이들은 전면적으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HSI에 따르면 뉴저지에서는 슬로바키아 국적자가 2022년 중간선거에서 불법 투표한 사실이 확인됐고, 루이지애나에서는 호주 국적자가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선거에서 부정하게 표를 던진 혐의로 기소됐다. 민주당이 집권 중인 필라델피아에서는 모리타니 국적자 마하디 사코(Mahady Sacko)가 ICE와 FBI 합동 수사로 적발돼 선거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사코는 2008년부터 여러 차례 불법 투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DHS는 그가 이미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였고 2002년 이민심사위원회가 추방 명령을 확정했음에도 모든 항소 절차를 거친 뒤에도 계속 미국에 체류해 왔다고 설명했다.

멀린 장관은 힉스 사건과 관련해 다시 한 번 "ICE 요원들의 노력 덕분에 이 범죄자는 우리나라에서 추방돼 다시는 우리 선거에 개입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도는 지난 8월 캘리포니아에서 연방 검찰이 온두라스 국적자를 상대로 가명으로 유권자 등록을 하고 여러 선거에서 투표한 혐의로 기소한 사건, 페루 국적자가 2024년 선거에서 불법 투표한 혐의로 ICE에 체포된 사건, 불법 투표 유죄를 인정한 전직 캔자스주 시장이 ICE에 자진 출두한 사건 등 일련의 유사 사례들과 함께 조명됐다. DHS는 앞서 4개 핵심 주에서 25만 명이 넘는 비시민권자가 유권자로 등록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법무부 역시 사상 최대 규모의 국적박탈(탈시민권) 조치를 추진하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