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 친구, 이웃주민 등을 살해한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으면서도 증거부족으로 법의 심판을 피해왔던 미국 뉴욕 부동산 재벌의 아들이 15년 전 일어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됐다.
CNN, ABC 등 언론들은 15일 LA에서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난 살인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로버트 더스트(71)가 지난 14일 밤 뉴올리언스의 한 호텔에서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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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수사관이 15년 전 사건의 용의자로 더스트를 체포한 데는 케이블방송인 HBO가 최근 방송한 다큐멘터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HBO는 더스트의 오랜 친구였던 수전 버먼의 양아들이 더스트가 지난 1999년에 쓴 편지를 발견했다며, 이 편지에 쓰인 글씨체 및 철자 오기가 사건 당일 시체 위치를 알려준 익명 편지와 동일하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체포된 더스트는 뉴욕 맨해튼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수십억 달러의 돈을 모은 세이모어 더스트의 아들이다.
그는 지금까지 2건의 실종 및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고, 다른 1건의 살인사건은 정당방위로 인정받아 단 한 번도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었다.
그는 지난 1982년 1월 실종돼 지금도 발견되지 않고 있는 자신의 부인 캐슬린의 실종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받았지만, 캐슬린을 집 근처 지하철역에 내려준 이후 무슨 일이 생겼는지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경찰도 그가 실종에 관여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더스트는 2000년 버먼의 살인사건 용의자로도 떠올랐다. 버먼 살인 사건은 버먼이 캐슬린의 실종과 관련해 경찰과 대화할 것이라고 발표한 지 며칠 뒤에 발생해 더스트가 유력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수사관들은 이 사건에서도 더스트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더스트는 텍사스 주에 살던 2002년에는 이웃 주민인 모리스 블랙을 살해했으나 법정에서 정당방위였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더스트는 그동안 수사과정이나 재판 과정에서 번번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대응했었다. 그는 이번 재판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기 위해 호화 변호인단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