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의 용의자인 조하르 차르나에프(21)에 대해 8일 유죄가 확정됐다.

이번 사건을 심리 중인 미국 연방법원의 배심원단은 이날 조하르에게 적용된 30개 혐의 모두에 걸쳐 유죄가 인정된다고 평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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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17개 혐의는 1개라도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 또는 최소한 종신형을 적용할 수 있는 죄목들이다.

특히 배심원단은 조하르가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조하르는 가석방이 인정되지 않는 종신형은 물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배심원단은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간 무려 12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유죄 평결을 내놓았다. 조하르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주초께 열린다.

앞서 조하르의 변호인단도 이번 사건에 대한 첫 재판 때부터 조하르의 유죄를 인정했다.

다만, 변호인단은 조하르가 테러 사건 직후 경찰과의 추격 과정에서 사망한 조하르의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당시 26세)의 강요와 설득을 못 이겨 사건에 가담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은 2013년 4월15일 오후 2시49분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가 터진 사건이다. 이로 인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이 다쳤다.

사건이 발생한 지 거의 2년이 다 돼서야 재판이 시작된 것은 이번 사건이 미국 연방정부가 중범죄로 정한 테러 사건으로 분류돼 수사 과정이 길어진데다가, 재판지 관할, 배심원 선정 등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형제 가운데 형 타메를란은 사건 직후 경찰과의 추격 과정에서 숨졌고, 동생인 조하르는 30개 혐의가 적용돼 기소됐다.

재판 시작에 앞서 배심원단을 확정하기까지도 2개월 이상 걸렸다. 이는 무엇보다 재판이 열리는 보스턴 지역은 사형제도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배심원단 후보를 대상으로 '사형제를 인정하는가'라고 물은 뒤 "인정한다"고 답변한 사람만을 배심원단으로 선정했다.

이날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단은 모두 12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