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멸종 위기에 몰렸던 혹등고래가 멸종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20일 성명을 통해 혹등고래를 14개 집단으로 재분류하고 그 가운데 10개 집단을 멸종위기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NOAA는 "오래 보호와 복원의 노력으로 혹등고래의 개체수가 증가했다"며 목록 제외 이유를 설명한 뒤 "혹등고래의 다수 집단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집단을 나눠 따로 관리하면 보호가 절실한 집단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며 집단 재분류 이유도 밝혔다.

캘리포니아대학 산타크루스 캠퍼스의 고래 전문가 댄 코스타 교수는 혹등고래의 멸종위기 탈출에 대해 '획기적 사건'으로 규정했다. 

코스타 교수는 "기후변화, 멸종 등 끔찍한 소식만 들려오는 시대에 혹등고래가 멸종위기 목록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상징적 희소식"이라고 기뻐했다.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는 혹등고래는 성체의 경우 길이 18m, 무게 25∼50t에 달한다.

다른 어떤 고래보다 더 다채로운 노래를 부르고 더 자주 물 위로 튀어 올라 고래 관광에 나선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포경이 어업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19∼20세기에 가장 많이 포획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처음에는 기름, 그 다음에는 비료, 나중에는 닭, 거위, 오리 등의 사료나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 먹이로도 사용될 정도로 제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고 포획됐다.

그러다 1966년 국제조약으로 포경이 제한됐고, 미국도 1971년 상업적 포경을 금지했다. 이후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혹등고래는 1966년 1,400마리까지 줄어들었으나 최근에 개체수가 2만1,000마리까지 증가했다.

NOAA가 완화하는 이번 규제는 90일 동안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가지만, 새 규정이 시행되더라도 혹등고래는 미국에서 해양 포유류 보호법에 따라 남획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