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무슬림 여성이 무슬림 여성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히잡을 두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비판하면서 여성의 머리와 얼굴을 가리도록 하는 히잡은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며, 코란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만 도와주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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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독교 명문 사립대학인 휘튼대학의 한 교수가 무슬림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대강절 기간 동안 히잡을 두르겠다고 밝혀 논란이 됐었다.

이 교수는 이 운동에 많은 여성들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후 소셜 미디어에는 히잡을 두른 자신을 인증하는 여성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각각 이집트와 인도의 보수적인 무슬림 가정에서 자란 두 무슬림 여성들은 22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글에서 '히잡 연대 운동'은 무슬림 여성들과의 연대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무슬림 여성의 자유를 방해하는 엄격한 코란 해석을 강조하는 이슬람을 개화시키려고 노력하는 무슬림 여성들에게 상처가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스라 나마니(Asra Q. Nomani)와 할라 아라파(Hala Arafa)는 또 히잡은 중동에서 여성의 영향력과 자유를 제한하려는 보수적인 물라(이슬람 율법학자)와 이맘(이슬람 성직자)에 의해 사용되는 정치적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슬람을 신실하게 따르는 여성 신자들의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해석을 거부한다"면서 "대학이나 미디어, 토론 포럼에서는 히잡에 대해 다루면서 IS(이슬람국가)나 아프가니스탄의 탈리반이나 이란이나 사우디 아라비아의 물라나 이맘들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불과한 것들을 이슬람이 그렇게 가르치는 것처럼 취급한다"고 말했다.

또 1960년대 자신들이 어렸을 때는 반드시 히잡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고, 1980년대가 되어서 과격주의자들이 히잡을 두르지 않는 것은 수치스럽다며 히잡을 두르도록 강요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17세기부터 오늘날까지 많은 이슬람 학자들은 여성들이 반드시 머리를 가릴 필요가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여성은 "히잡은 자신들이 거부하는 이슬람의 해석을 대표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히잡을 쓰라는 것은, 여성은 성적으로 약한 남성을 혼란스럽게 하며, 따라서 히잡을 씌워서 남자들을 유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믿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이데올로기는 남성으로 하여금 여성을 성적으로 괴롭히고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들을 피해자로 만드는 사회적 태도들을 조장할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