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이 달러가치 상승으로 인해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실질 수입이 줄어든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직전 분기인 2분기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518억70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2% 증가한 167억40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앞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매출액 524억4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주당순이익 역시 2016년 처음으로 추정치를 밑돌았다.

이번 분기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에 가장 큰 부담을 준 요인은 달러강세로 꼽혔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관리자(CFO)는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두 자릿수 매출·영업이익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올해 2분기 매출액이 696억9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160억달러로 13.6% 감소했다고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루스 포랫 구글 CFO는 CNBC를 통해 "달러 강세로 인해 매출이 예상보다 3.7% 감소했다"면서 "달러 강세 효과가 다음 분기 실적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염려했다.

아울러 구글의 주력 수익원인 광고 매출액은 56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유튜브 광고 매출액은 73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 늘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4% 성장과 비교할 때 큰 폭의 둔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틱톡과 같은 서비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성장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구글이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 투자 중인 클라우드 매출액은 1년 전보다 35.6% 증가한 62억8000만달러로 성장했지만, 8억5800만달러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간 외 거래에서 구글 주가는 4.87%,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3.97%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