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전 세계 부동산 버블(거품)이 붕괴하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2일(월)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며, 향후 2년간 부동산 침체가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에서 미국 시애틀, 한국 서울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인플레이션 탓에 미 연방준비제도 등 각국 중앙은행이 수십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 주택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며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들고 있고 분석했다. 

모기지

팬데믹 기간 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2년 넘게 유지됐던 양적완화 조치, 즉 저금리로 빌린 대출금으로 주택을 구입했던 이들이 올들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는 특히 경제 활동을 시작한 젊은층이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실질 임금은 하락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평생 처음 경험하기 때문이다. 노무라 증권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인 롭 서브바라만은 "이들에게는 현재의 금융환경이 큰 충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경우 모기지 금리가 작년 12월 (3%)보다 2배(6%육박) 가량 올랐다. 이는 100만불 주택을 20%(20만불) 다운페이하고 80%(80만불)을 모기지론으로 받았을 경우, 2021년에는 월 2,000불를 이자로 지불하며 되었지만, 현재(9월) 기준으로는 동일 조건의 주택에 월 이자로 4,000불 가량 지불해야하는 셈이다.

현재 부동산 버블 붕괴 우려가 가장 심한 곳은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스페인, 영국 등이다. 이들 나라에선 최근 부동산 가격이 20~30% 급락했고, 캐나다 토론토에선 40% 넘게 폭락했다.

이 나라들이 처한 공통적인 문제는 모기지론에 대부분 변동 대출금리를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 금융비용이 상승한다.

최근 몇 달간 발생한 각국 중앙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모기지론을 받은 개인들에게 재정적인 충격을 준다. 이와같은 이유로 적지 않은 이들이 주택을 매도하려하지만, 매수자는 급격히 줄면서 주택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이같은 부동산 버블 붕괴는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미국의 경우 당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 이후 고정금리 대출로 전환하면서, 대부분의 주택구매자가 30년만기 고정금리로 모기지론을 받게되어 이번 금리인상 국면에선 충격이 가장 작은 국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위기는 각국 금리인상이 아직 초기 단계이기 떄문에 시작에 불과하며, 부동산 시장 침체는 향후 2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