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에서 자산 100만 달러(약 13억3천만 원) 이상을 지닌 백만장자의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화) 스위스의 국제적 투자은행(IB) UBS와 크레디트스위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세계적으로 부(富)의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자산 총액이 100만 달러 미만으로 줄어들어 '백만장자'라는 호칭을 유지할 수 없게 된 미국인이 170만 명이나 됐다는 것이다.

자산 1억 달러(약 1천330억 원) 이상인 '슈퍼리치'도 이 같은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미국에서 1억 달러 '고지' 밑으로 자산이 감소한 슈퍼리치는 1만7천260명에 달했다.

고소득층의 자산 감소는 주식 등 각종 자산시장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 환경 변화 탓에 고소득층이 저소득층 못지않게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위 '리치세션'(Richcession)'과 부합하는 현상이다.

억만장자

리치세션은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불황을 의미하는 '리세션(Recession)'을 조합한 신조어다.

리치세션은 미국에서 가장 두드러졌지만,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이 UBS와 크레디트스위스 소속 경제학자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전 세계 자산규모는 달러 기준으로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특히 유로화의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떨어진 유럽에서도 자산 감소 현상이 적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통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남미와 러시아의 부유층은 달러 기준으로 자산이 증가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