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와 내년 IMF 성장전망...중국은 하향, 미국은 상향 조정
미 로디엄그룹 "중 개혁 부진...금세기에 못 따라잡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이 되겠다는 중국의 야심은 올해와 내년도 성장 전망 하향에 따라 더욱 멀어지게 됐다.

위안화 가치 하락과 함께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경제 전망을 고려할 때 양국 격차는 오히려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IMF는 10일(현지시간) 세계경제전망(WEO) 업데이트를 통해 중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이 5%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추정치 5.2%보다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미중 경제

중국의 내년 성장 전망치도 4.2%로 잡으면서, 지난 7월 전망 때보다 0.3%포인트 낮췄다.

IMF는 이런 성장의 부진을 놓고는 심화하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소비자 신뢰 약화를 꼽았다.

반면, 미국의 성장 전망은 지난 7월 때보다 상향 조정했다.

미국의 성장 전망치는 올해 2.1%, 내년 1.5%로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올렸다.

중국국제선물유한공사의 왕용리 총책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러한 차이는 서로 다른 경제 구조와 사이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미국 주도의 견제, 지방 정부 부채가 중국의 과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결국 투자와 수출 약화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경우 가정과 기업의 재정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큰 피해를 보지 않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의 대거 유입이 자국 경제에 도움이 됐으며 소비 여력도 강하게 유지됐다.

하지만 왕 총책임자는 여전히 중국에 기회가 있다는 입장이라고 SCMP는 전했다.

그는 "현금성 바우처와 같은 소비 진작 대책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개혁을 추진하는 동시에 경제 간섭을 자제하며 법과 평등을 지켜 추가 성장을 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비정부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연구소의 설립자인 왕후이야오 이사장도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양국의 격차를 환율에 대한 전망 탓으로 돌렸다.

위안화는 중국 정부의 일일 고시를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3% 이상 평가절하됐고, 같은 기간 국내 현물 가격은 5% 떨어졌다.

왕 이사장은 "연율 4~5%를 유지할 수 있는 한 중국은 2035년까지 미국을 능가할 기회가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미국을 능가하겠다는 명시적인 목표를 세운 적이 없으며, 다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2035년까지 배로 늘리겠다는 목표가 약 2030년에 가능할 것으로 제시했을 뿐이라고 SCMP는 전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발개위)는 지난 5월 양국 간 격차가 커지고 있는 이유로 높은 인플레이션과 미국 달러 강세를 지목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GDP는 미국의 64.5% 규모로, 2020년 이후 가장 낮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회복이 실현되지 않고,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았던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70.7%였다.

중국 성장률이 8%를 넘고 미국은 5.7% 성장하면서 지난 2021년 사상 최고치인 77.3%까지 따라잡았던 점을 고려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 셈이다.

미국 리스크 컨설팅 기업인 로디엄그룹은 지지부진한 개혁을 이유로 2020년대는 물론 금세기에도 GDP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주장까지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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