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UAW)가 약 한 달 반에 걸친 파업에서 사실상 승리한 뒤 노조없이 운영되어 자동차 공장에도 적극적으로 노조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숀 페인 UAW의 위원장의 발언에 자동차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미국 공장 노동자 임금을 10%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금)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혼다는 미국 내 공장 노동자들에게 내년 1월부터 임금을 11% 인상하고 최고 급료를 적용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도요타도 UAW 파업이 종료한 직후인 지난 2일 미국 내 공장 노동자를 대상으로 9% 임금 인상과 함께 최고 급료 도달 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은 도요타와 혼다의 자발적이면서도 파격적인 임금인상은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미 자동차 제조사와 잠정 타결한 협상안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WSJ은 전했다.
도요타, 혼다를 비롯한 현대 기아차 등은 이들 3사와 달리 노조가 결성되지 있지 않다.
UAW는 파업을 통해 포드와 GM, 스텔란티스 자동차 3사와 임금 25% 인상, 향후 물가 급등시 생활비 보전 등에 사측과 합의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사실상 승리로 끝난 파업이 노조 확대에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다.
다음 목표가 미국 내에서 노조가 조직되지 않은 도요타와 혼다 등 그리고 다른 외국 자동차기업이 될 것이라는 신호를 준 것이다.
숀 페인 위원장은 "2028년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게 되면 자동차 빅3가 아니라 빅5 또는 빅6와 함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로이터는 "전미자동차노조는 모든 자동차 제조사에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숀 페인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국 내 여러 공장에 노조 결성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그는 또 "토요타는 전미자동차노조의 공세가 임박했다는 점을 깨닫고 임금을 인상한 것"이라며 노조가 미국 자동차업계 전반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미자동차노조는 미국에 자동차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노조가 설립되지 않은 여러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숀 페인은 토요타를 비롯해 스바루와 혼다 등 일본 자동차기업, 그리고 현대차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일어서야 한다고 말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 기아차도 도요타, 혼다가 자발적 임금인상을 한 것처럼 따라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 공장내 노조 설립과 UAW와의 연대 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