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전 대통령, 애도 성명...日 총리 "아시아 평화에 큰 기여"
미 롤링스톤지, 소셜미디어 등에 '전범' 비판도
미국 외교계의 거목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29일(수) 100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일본 총리, 미국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세계 각계 인사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이 외교 문제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며 뛰어난 목소리 가운데 하나를 잃었다"며 애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해 "어린 유대계 소년으로 나치를 피해 달아나 미군에서 그들(나치)에 맞서 싸운 남자를 오랫동안 존경해왔다"며 "난민이었던 그가 나중에 국무장관에 임명된 것은 미국의 위대함만큼이나 그의 위대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부시 전 대통령은 "그는 대통령 2명(리처드 닉슨과 제럴드 포드)의 행정부에서 일했고 많이 조언했다"며 "그 봉사와 충고에도 감사하지만 가장 고마운 것은 우정"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일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키신저 전 장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그를 추모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장관 재임 기간 그가 건넨 품위 있는 조언과 도움에 항상 감사할 것"이라며 "그는 항상 힘이 되고 해박하기에 매번 대화하고 나면 그의 지혜로 나는 더 준비되고 나아졌다"고 썼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키신저 전 장관의 업적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포함해 지역(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반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일각에서는 키신저 전 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고 AP가 전했다.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인터넷판에 실은 부고 기사에 "미국 지배층에 사랑받은 전쟁 범죄자인 헨리 키신저가 마침내 죽었다"고 썼다.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서는 베트남전 당시 미국의 캄보디아 폭격 책임이 키신저 전 장관에게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키신저 전 장관은 베트남전 종식 노력으로 197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반전단체나 인권단체 등으로부터 '전범'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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