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화요일 장 마감을 앞두고 급락하며 변동성이 큰 하루를 마무리했다. 장 초반에는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새로운 명확성이 기대되며 시장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 초반 1,461포인트 급등하며 행정부가 무역 협상에서 실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다. 그러나 오후 늦게는 오히려 1.7% 하락했다. S&P 500 지수는 2.5%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장 초반 4% 넘게 올랐지만 결국 3%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특히 나스닥은 1982년 이후 가장 큰 장중 상승폭을 기록한 뒤 급락하는 등 큰 폭의 변동을 보였다.
머서 어드바이저스의 최고 투자책임자인 도널드 칼카그니는 "아직 바닥을 보지 못했다"며 "관세 문제는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불과하며, 해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화요일 아침 시장을 끌어올린 주된 요인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이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에 열려 있으며 "좋은 거래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많은" 국가들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인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미국 무역대표부의 제이미슨 그리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글로벌 관세에 대해 개별 제품이나 기업에 대한 예외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주가는 오전 중반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 시장은 더욱 하락했으며, 지난 2년간 시장을 이끌었던 기술주들이 매도세에 직면했다. 이른바 'Mag 7' 주식 중 일부는 여전히 소폭 상승했지만 애플은 3% 하락했다.
폭스 비즈니스는 백악관 대변인을 인용해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가 정오에 발효됐다고 보도했고, 이는 시장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백악관은 해당 관세가 예정대로 수요일에 발효된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
한편, 월요일에도 시장은 관세 해결에 대한 기대감에 의해 크게 요동쳤지만, 결국 보합세로 마감했다.
행정부는 일본, 이스라엘 등 일부 국가들과 관세 인하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스콧 베센트가 일본을 협상 우선 대상으로 언급하면서 일본 증시는 크게 올랐다.
하지만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추가 관세 위협에 강력히 반발하며, 세계 두 경제 대국 간 전면적인 무역 전쟁 우려를 키웠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일방적인 길을 고수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추가 보복을 계획할 경우, 기존 발표된 관세 외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는 듯한 중국은 주식시장을 지지하고 위안화를 달러 대비 평가절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기준환율을 2023년 가을 이후 처음으로 핵심 임계치 아래로 끌어내리면서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