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2020∼2022년 상장한 전기차·배터리 업체 43곳 중 5곳 파산·합병"

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동성 증가 속에 '제2의 테슬라'를 꿈꾸며 상장했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체들이 경쟁 격화 속에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화) 2020∼2022년 상장한 전기차·배터리 업체 43곳을 분석한 결과, 로즈타운 모터스 등 3곳은 이미 파산했고 2곳은 인수합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3분기 공시에 따르면 남아있는 38개 업체 가운데 18곳은 비용 감축이나 신규 자본 조달이 없을 경우 내년 말까지 보유 현금이 바닥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루시드 전기차 에어

(루시드 전기차 에어)

3분기 말 기준 패러데이 퓨처는 10일, 헬비즈(현 마이크로모빌리티닷컴)는 12일가량을 버틸 수 있는 현금뿐이었으며 120일을 못 버틸 것으로 보이는 회사가 7곳이었다.

다만 이들 업체는 WSJ의 질의에 추가 자금을 조달했거나 조달 계획을 갖고 있으며, 비용을 줄이고 판매량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 피스커는 187일, 니콜라는 363일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스커의 현금·단기투자금은 6억2천762만 달러(약 8천167억원), 일 운영경비는 336만 달러(약 43억원)였다. 니콜라의 해당 금액은 각각 3억6천407만 달러(약 4천738억원), 100만 달러(약 13억원) 수준이었다.

피스커 측은 3분기 비용 수준이 반드시 향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고, 니콜라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니콜라는 3분기 이후 2억7천500만 달러(약 3천578억원)를 추가로 확보한 상태다.

2025년이나 그 이후 현금이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리비안·루시드 등 16곳이었고, 현금 흐름이 플러스인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스타트업들은 예상만큼 전기차 수요가 늘지 않는 가운데 테슬라 등 이미 자리를 잡은 업체들이 촉발한 가격 인하 경쟁에도 직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의 주가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

2020년 말 기준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주가 등락률을 살펴보면, 루시드는 2021년 11월 451.5%까지 상승했지만 15일까지 52.3% 빠진 상태다. 같은 기간 주가 하락률은 리비안 82.4%, 피스커 88.9%, 니콜라 94.1% 등이다.

이 때문에 블랙록과 피델리티 등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이들 기업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본 상태다.

당시 투자 열풍에 대해 투자은행 차단의 브라이언 돕슨은 "모두가 제2의 테슬라를 찾고 있었다"고 말했고, 아트레이디스 운용의 가빈 베이커는 "내가 지금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미친 듯한 거품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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