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살해한 뒤 형 총에 맞아...1급살인 등 혐의로 기소
성탄절 연휴 동안 미국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가운데 한 소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인한 다툼 때문에 누나를 총으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CBS 뉴스 등이 26일(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피넬라스 카운티에서 14세 소년 다마커스 콜리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둘러싼 가족 간 말다툼 끝에 누나를 총으로 쏜 혐의를 받고 있다.
콜리도 범행 뒤 자신보다 한살 많은 형의 총에 맞았다.
콜리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어머니, 형 다르커스(15), 누나 아브리엘 볼드윈(23), 조카들과 함께 쇼핑하러 나갔다.
상점에서 두 형제는 누가 더 크리스마스 선물을 많이 받을지를 두고 말다툼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피넬라스 카운티의 밥 구알티에리 보안관은 "누가 어떤 선물을 받고 누구에게 돈이 쓰이는지를 두고 승강이를 벌였다"고 말했다.
형제는 상점을 나와 라르고시에 있는 할머니의 집에 가서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채 계속 다퉜고 급기야 다마커스가 반자동 권총을 꺼내 형의 머리에 겨누며 쏘겠다며 위협했다.
이때 다르커스는 동생에게 싸우고 싶지 않으니 집 밖으로 나가라고 했고 형제의 삼촌이 둘을 떼어놓은 뒤 동생 다마커스를 집 밖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집 밖에서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벌어졌다.
집 밖에는 누나인 아브리엘이 10개월 된 아들과 함께 있었다.
동생을 본 아브리엘은 "적당히 해라. 크리스마스인데 왜 싸우려 하느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다마커스는 누나에게 여러 차례 욕설하며 누나와 아기를 쏘겠다고 했고 결국 아기 띠를 하고 있던 누나의 가슴에 총격을 가했다.
그 뒤 형인 다르커스가 자신의 반자동 권총을 갖고 나와 동생을 쐈다고 경찰은 전했다. 다르커스는 근처 마당에 총을 버리고 도망쳤다.
14세 남동생의 총에 맞은 누나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총알이 그의 왼팔을 관통해 가슴으로 들어가 폐에 손상을 입혔고 내출혈이 심했으며 10개월 된 아기는 다행히 무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누나를 쏜 다마커스는 형의 총에 맞은 뒤 수술을 받고 현재 병원에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1급 살인, 아동 학대, 청소년 총기 소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주 검찰은 이 소년을 성인으로 기소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다마커스를 쏜 형 다르커스는 1급 살인 미수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두 형제는 과거 차량 절도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구알티에리 보안관은 "14, 15세의 어린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며 "비행 청소년이 총을 소지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들이 화가 나면 결국 서로를 쏘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성탄절 연휴 미국 곳곳의 쇼핑몰과 클럽 등 사람들이 몰린 장소에서 잇따라 총격 사건이 발생해 여러 명이 사망했다.
24일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쇼핑센터에서 총격이 벌어져 성인 남성 1명이 숨졌고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도 클럽에서 말싸움 끝에 총격 사건이 일어나 20대 남성이 사망했다.
지난 23일에는 플로리다주의 한 쇼핑몰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사망하고 여성 1명이 다리에 총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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