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휘, 무기 보관, 인질 억류에 이용""탈출하면서 문서·기기 파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이 이스라엘의 주장대로 하마스의 군사 지휘 본부로 사용된 것이 맞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밝혔다.

알시파 병원은 이스라엘군이 작년 11월 15일 대규모 급습 작전을 벌였던 곳으로, 당시 의료시설을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을 두고 전쟁범죄 논란이 크게 일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일(화) "기밀 해제된 정보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이스라엘과 싸우고 있는 하마스와 다른 팔레스타인 단체가 병력을 지휘하고 일부 인질을 억류하는데 알시파 병원을 사용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수색하는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 수색하는 이스라엘군. 연합뉴스)

정보기관의 고위 당국자는 NYT에 미국 정부는 하마스가 병원 단지와 지하 부지를 작전 지휘 및 통제, 무기 보관을 위해 사용했으며, 적어도 몇 명의 인질을 억류한 것으로 계속 믿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국은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군의 기습 며칠 전에 병원을 떠나면서 문서와 전자기기를 파괴했다는 정보도 입수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해당 정보에 따르면, 이 병원은 하마스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내 다른 무장단체인 이슬람 지하드도 사용했다.

미 정보기관은 병원의 군사적 이용 사실을 증명할 시각적 자료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독립적으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이번 분석 내용에 확신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병원 급습 당시 '하마스가 병원 아래에 거대한 기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군사 목표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이런 분석에 동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이 작전을 벌이기 하루 전날 "하마스가 특정 병원을 지휘통제 거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작전 후 병원이 하마스 작전본부였음을 입증할 이렇다 할 물증을 내놓지 못했고, 보건·인도주의 단체들은 이스라엘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시 병원에 들어가면 인질을 구출할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으나 인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병원 밖에서 인질 2명의 시신을 찾았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하마스가 작년 10월 7일 기습 공격 당시 끌고 갔던 인질의 일부가 병원 안팎에 억류돼 있었다는 이스라엘의 분석이 부분적으로는 정확하다고 판단했으며, 이들 인질은 하마스가 병원에서 철수하면서 같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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