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기업 설립해 엔비디아에 대적 구상...비공개 프로젝트명 '이자나기'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인공지능(AI)에 필수인 고성능 반도체 공급을 위해 1천억 달러(약 133조2천100억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토)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손 회장의 이 구상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보완하면서 AI 반도체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최강기업을 설립해 현재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적하기 위한 것이다.
코드명 이자나기(Izanagi)라는 이 프로젝트는 아직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필요 자금 1천억 달러 중에 소프트뱅크가 300억 달러를 대고 중동지역에서 700억 달러를 유치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 펀드가 성공한다면 챗GPT가 등장한 이래 AI 분야에서 가장 큰 투자 중 하나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최근에 100억 달러 이상을 오픈AI에 투자해 주목받았는데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손 회장은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일본의 창조와 생명의 신 이자나기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분적으로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이니셜을 포함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방식이나 어디에 투자할지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논의는 더 진행될 수 있다. 어느 회사가 새 기술 개발에 중심 역할을 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소프트뱅크나 Arm 측은 이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
손 회장은 스타트업 투자를 많이 해왔으나 몇차례 실패한 후 지금은 이를 줄이고 새 영역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rm을 키워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과 같은 반열에 올릴 기회를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주식 시장 반등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31일 현재 410억 달러(약 54조6천120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손 회장과 오픈AI의 샘 알트먼이 반도체 제조에 협력하고 자금 공동 조성 등을 논의한 바 있으나 이자나기 프로젝트는 이 논의와는 별개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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