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강력사건에 뉴욕시, 경찰·지역공동체·상인연합과 공동대응
NYT "시민들 매일 길거리서 노숙자·마약투약자 봐...안전 우려"
미국 뉴욕시의 랜드마크 가운데 한 곳인 타임스스퀘어 일대를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일대 상인들과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목) 보도했다.
최근 타임스스퀘어 부근에서 강력범죄가 잇따르면서 뉴욕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이 커진 현실을 반영한 조처다.
뉴욕시 발표와 NYT 보도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시 민관 합동 연합체인 '미드타운 커뮤니티 개선 연합'의 출범을 알렸다.
뉴욕시 산하 각 기관과 경찰, 지역공동체 및 상인단체가 연합해 타임스스퀘어 인근 지역의 공공안전과 생활환경 문제에 공동으로 대처하겠다는 시도로, 뉴욕 할렘가의 환경 개선을 주도한 '125번가 사업개선구역 허브'를 모태로 삼았다.
최근 몇 달 새 타임스스퀘어 일대에서 강력 범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진 게 연합체 출범의 계기가 됐다.
언론 보도로 알려진 사건만 보더라도 지난 5월 한 30대 남성이 한낮에 타임스스퀘어에서 다른 남성을 흉기로 공격한 사건이 있었고, 6월 중순에는 타임스스퀘어에서 멀지 않은 버스터미널 인근에서 20대 여성이 다른 20대 여성과 다투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4월에는 새벽 5시 40분께 40대 남성이 버스터미널에서 신문을 보며 동료를 기다리던 60대 목수에게 다가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른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강력 사건에도 불구하고 뉴욕경찰은 그동안 타임스스퀘어 일대 범죄율이 오히려 낮아졌다고 항변해왔다.
실제로 타임스스퀘어 일대를 담당하는 경찰 관할구역의 주요 범죄 발생 건수만 보면 올해 상반기 중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3% 줄었다.
다만, 이는 강도, 절도, 중절도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살인이나 강간, 무기를 사용하는 중범죄 폭행 사건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 통계와 별개로 타임스스퀘어 일대를 지나는 뉴욕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감은 최근 들어 커진 상황이다.
NYT는 "타임스스퀘어 인근에서 거주하거나 일하는 시민들은 '세계의 교차로'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여기저기 자리한 노숙자를 비롯해 인도에서 주사기로 마약을 투약하는 이들, 길거리에서 고성을 지르는 정신질환자 등을 매일 목격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타임스스퀘어를 포함한 맨해튼 미드타운 일대에 노숙자 쉼터나 약물 중독자 관련 지원시설이 집중된 게 이 일대에 노숙자와 약물 중독자가 상시로 몰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격히 유입된 신규 이민자 문제도 시민들의 치안 우려를 가중하는 요인이다.
NYT에 따르면 뉴욕시는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도심 곳곳의 숙박시설과 계약을 맺었고, 타임스스퀘어 부근에만 최근 2년 새 수천 명의 이민자가 유입됐다.
지난 1월엔 타임스스퀘어 인근 42번가 이민자 쉼터 앞에서 해당 쉼터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 7명이 경찰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 시민들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애덤스 시장과 브래그 지검장은 미드타운 커뮤니티 개선 연합 출범을 알리면서 인근 주민과 상인들이 불만을 제기해 온 문제들을 공동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우선 불법 대마초 상점, 불법 설치 비계, 상점 절도 범죄 등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애덤스 시장은 회견에서 "타임스스퀘어는 우리 관광 수입의 심장부"라며 "그래서 깨끗해야 하며 안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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