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재무 "중요한 진전"...미국은 원론적 반대 입장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이 초부유층,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글로벌 부유세 부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AP·AFP통신과 브라질 언론 G1이 26일(금)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르난두 아다지 브라질 재무장관은 전날부터 이틀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 논의 내용과 관련, 현지 취재진에 "참석자들은 초부유층을 포함해 더 투명하고 공정하며 공평한 글로벌 조세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내용은 장관급 선언문에 담긴다면서 "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아다지 장관은 평가했다.
다만 G20 재무장관들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AP는 전했다.
글로벌 부유세는 고액 자산가가 조세회피처를 이용해 세금을 적게 내는 데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과세 정책이다. 올해 G20 의장국인 브라질을 포함해 프랑스, 스페인,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지지하고 있다.
찬성 국가들은 2021년 약 140개국이 다국적 기업에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15%를 적용하기로 합의한 것처럼 세계 억만장자들에게서 매년 자산의 최소 2%를 부유세로 걷자고 제안한다.
앞서 지난달 영국 일간 가디언은 프랑스 경제학자인 가브리엘 쥐크만 파리경제학교 교수가 '전 세계 최고 갑부 3천명에 대한 국제적인 최저세 도입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이를 통해 많게는 연간 2천500억 달러(약 347조7천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세제 조율 자체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앞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전날 리우를 찾아 미국은 누진세를 강력히 지지한다면서 "슈퍼 리치 과세에 대한 국제적 협상은 필요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옐런 장관은 일부 개발도상국과 비영리단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조세 협상 축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유엔으로 옮기자'는 제안이 나오는데 대해 "유엔은 기술적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고 OECD가 이 문제를 더 잘 처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다지 브라질 재무 장관은 별도로 이번 회의에서 "G20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불평등 퇴치를 중심으로 기아와 빈곤에 맞서 싸우는 글로벌 동맹, 기후 변화 대응, 다자개발은행 개혁 등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