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산타아나(Santa Ana) 강풍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다시 몰아치면서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발생한 역사적으로 파괴적인 산불의 진압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24명이 사망하고 수천 채의 주택이 파괴된 가운데, 당국은 피해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산불 확산 우려와 강풍 경고

캘리포니아주와 로컬 지도자들은 이번 주 초 예보된 강한 바람이 산불의 확산을 부추길 가능성을 지적하며, 항공 소화 작전과 주민 대피 작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국의 크리스틴 크롤리 국장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월요일부터 강풍이 다시 시작되어 화요일에는 시속 70마일(약 112km) 이상의 속도로 불어닥칠 것으로 예보되었다. 현재 약 1,300만 명이 화재 위험이 높은 "레드 플래그(red-flag) 경고" 지역에 포함되어 있다.

산불 진압과 대피 상황

팔리세이즈(Palisades) 화재는 로스앤젤레스 서쪽에서 발생해 현재까지 23,700에이커 이상을 태우고 있으며, 월요일 기준으로 진압률은 14%에 불과하다. 이 화재로 인해 최소 5,000명의 소방대원이 투입되었으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도 지원을 받았다.

불에 탄 팰리세이드 해안지역

(불에 탄 팰리세이드 해안지역 )

반면, 패서디나와 알타디나 지역에서 발생한 이튼(Eaton) 화재는 약 14,000에이커를 태우며 33%가 진압된 상태다. 또 다른 허스트(Hurst) 화재는 샌퍼난도 밸리 북부에서 95% 진압률을 기록했다.

현재 92,000명 이상의 주민이 강제 대피 중이며, 추가적으로 89,000명에게 대피 경고가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국의 앤서니 마론 국장은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대피를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산불로 인한 사회적 여파

산불로 인해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검찰은 팔리세이즈와 이튼 화재 지역에서 발생한 약탈 사건으로 9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월요일부터 학교에 복귀했지만, 외부 활동은 제한되고 있다. 시 당국은 유독성 공기를 막기 위해 공공 도서관과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무료 N95 마스크를 배포하고 있다.

연방 정부의 대응과 경제적 여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소방 활동과 대피 지원을 위해 500명의 해병대를 배치했으며, 화재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1회 지급으로 770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금액은 생필품과 약품 구입 등에 사용될 수 있다.

한편, 이번 화재는 현대 역사상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Everscore ISI 분석에 따르면, 보험사의 예상 손실액은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화와 산업에 미친 영향

화재로 인해 로스앤젤레스 지역의 일부 영화 및 TV 제작이 중단되었으며, 주요 행사도 영향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지만, 여러 레이블 회사들은 관련 행사를 취소하고 자금을 구호 활동에 재할당했다. 또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는 연기되었으며 일부 행사 일정도 조정되었다.

기상청은 강풍이 목요일 늦게부터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상대 습도도 주 후반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산불 피해는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되었으며, 완전한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주민들은 여전히 높은 경계 상태를 유지하며 대피와 복구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