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5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를 갖고, 최근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중 무역 협상의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두 정상 간 통화는 트럼프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졌으며, 약 90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 대해 "양국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론으로 이어졌다"며 향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통화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가 다뤄졌으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희토류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 및 첨단 기술 분야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자원으로, 양국 간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퍼스트레이디와 나를 중국에 초청했고, 나도 시 주석 부부를 미국으로 초대했다"며 "양국 정상으로서 이런 교류는 우리가 기대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향후 협상에는 스콧 베센 재무장관, 하워드 루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USTR)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번 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짧은 보도문을 통해 전했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 5월 중순 제네바 회담에서 상호 관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합의했으나, 미국 측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지연시키며 90일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해왔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 AI 반도체 수출 통제 및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차별적 조치를 취했다며 맞대응하고 있다.
그리어 무역대표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핵심 희토류 수출 승인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이는 기존 합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통화는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하기 몇 시간 전에 이루어졌다. 메르츠 총리는 미국의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 철회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를 꺼려왔으나, 최근 경제 하강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워싱턴과의 관계 관리가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통화 성사에 앞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3일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대사를 만나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 조성을 촉구했다. 이어 5일에는 한정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국 민간 대표단과 비공식 회담(Track II)을 갖고 "양국 관계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대화한 것은 1월 17일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취임 직전이었다. 당시에는 무역 문제 외에도 펜타닐, 틱톡 등 다양한 사안이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SNS를 통해 "우리는 여러 문제를 함께 해결할 것이며, 그 해결은 지금부터 바로 시작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