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달러 투자로 운영 개선한 사우스웨스트, 5년 만에 정상 탈환

2025년 항공업계를 돌아보면 어느 항공사도 '왕관'을 써도 될지 의문이 들 법하다. 정부 셧다운 여파로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악천후로 휴가 계획이 무너졌고, 항공교통관제 인력 부족으로 활주로에서 장시간 대기한 승객도 적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보도했다. 

항공업계에서는 크고 작은 난관이 일상처럼 반복된다. 지난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을 두고 "여러 개의 소행성에 동시에 맞은 것과 같은 해"였다고 표현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른 것은 위기를 어떻게 관리했는지, 그리고 스스로 초래한 문제를 어떻게 수습했는지였다.

2025년 최고의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2025년 항공사 스코어카드에서 1위를 차지한 항공사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자료화면)

미국 내 승객 수 기준 최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오르며 델타항공의 4년 연속 정상 기록을 끝냈다. 2024년에는 근소한 차이로 2위에 그쳤지만, 2025년에는 비교적 큰 격차로 선두에 섰다.

2위는 저비용항공사 얼리전트항공, 3위는 델타항공이었다. 반면 아메리칸항공과 프런티어항공은 공동 최하위에 머물렀다.

WSJ는 미국의 주요 9개 항공사를 대상으로 정시 도착률, 항공편 취소율, 45분 이상 지연, 수하물 처리, 활주로 지연, 강제 하차, 교통부 접수 민원 등 7개 운영 지표를 동일 비중으로 평가했다. 지역 중심 항공사인 하와이안항공은 제외됐으며, 해당 실적은 합병 상대인 알래스카항공의 2026년 순위에 반영될 예정이다.

사우스웨스트의 반전 비결

사우스웨스트는 모든 항목에서 1위를 차지하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고른 성과를 냈다. 고객 민원과 활주로 지연은 가장 적었고, 정시 도착률과 취소율에서는 각각 2위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순위는 수하물 처리 부문 4위였다.

이는 2022년 말과 2023년 초 발생한 연말 여행 대란 이후 수십억 달러를 운영 개선에 투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사우스웨스트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압박 속에 조직 개편을 단행했고,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유지해오던 무감원 원칙을 깨고 지난해 2월 본사 인력의 15%를 감축했다.

항공기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심야 레드아이 노선을 도입했고, 5월부터는 위탁 수하물 요금 부과를 시작하면서 기내 반입 수하물도 크게 늘었다.

사우스웨스트의 2025년 항공편 취소율은 0.84%로 1%를 밑돌았다. 이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항공사는 얼리전트항공뿐이었다. 같은 해 아메리칸항공의 취소율은 2.2%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았다. 사우스웨스트 측은 항공편 취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제센터, 승무원 스케줄링, 공항 현장 간의 긴밀한 조율을 강조했다.

델타는 정시성 1위, 그러나 종합 순위는 하락

델타항공은 정시 도착률 부문에서 여전히 업계 최고를 기록했지만, 항공편 취소 증가와 활주로 지연, 교통부 민원 접수 증가로 종합 순위는 3위에 그쳤다. 이는 2024년 여름 발생한 대규모 기술 장애로 인한 운영 혼란의 여파가 2025년 지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델타는 2026년 정상 복귀를 목표로 운영 개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아메리칸과 프런티어, 힘겨웠던 2025년

아메리칸항공과 프런티어항공에게 2025년은 특히 어려운 해였다. 아메리칸항공은 연초 군 헬기와 지역 항공기 충돌 사고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비극을 겪었고, 항공편 취소율도 크게 악화됐다. 프런티어항공은 스피릿항공 인수 재도전 실패와 최고경영자 교체 등 경영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업계 전반 성적은 정체

WSJ는 2025년 항공업계 전반의 성과가 전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취소율, 수하물 분실, 강제 하차 등 주요 지표의 산업 평균은 큰 개선도 악화도 없었다. 스피릿항공은 파산 보호 절차를 밟는 와중에도 순위를 끌어올리며 가장 큰 개선을 보인 항공사로 꼽혔다.

다만 조사 대상 항공사 중 정시 도착률이 80%를 넘은 곳은 없었다. 업계 평균은 76.45%로 전년보다 소폭 하락했다. 정부 기준상 정시는 예정 시간보다 15분 이내 도착을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공업계의 체감 성적은 여전히 냉정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