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연계된 온라인 여론전이 일본 총선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아시아·미주 국가들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고 로이터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oundation for Defense of Democracies·FDD) 산하 사이버·기술혁신센터는 26일 보고서를 통해, 사나에 다카이치(Sanae Takaichi) 일본 총리의 2월 총선 승리 전후로 중국발 허위정보 네트워크가 집중적으로 활동했다고 밝혔다.
"군국주의적 지도자" 프레임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35개의 엑스(X) 계정과 9개의 텀블러(Tumblr) 채널이 다카이치 총리를 "군국주의적이고 위험한 지도자", "사이비 집단의 지원을 받는 인물"로 묘사하며 부패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계정들은 중국에 비판적인 인사와 정책을 공격하는 동시에 친중 성향 메시지를 확산했으며, 일본·미국·필리핀·라틴아메리카 등 여러 국가의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으로 분석됐다.
FDD 연구원 마리아 리오프리오(Maria Riofrio)는 해당 계정들이 최소 327개 규모의 네트워크에 속해 있으며, 보안 업계에서 '스팸플라주(Spamouflage)' 또는 '드래곤브리지(Dragonbridge)'로 불리는 장기간 중국 정보전 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민주주의 근간 흔드는 위협"
다카이치 총리실 대변인은 "일본 선거와 관련해 의심스러운 해외 소셜미디어 활동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는 선거의 공정성과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는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응 조치를 시급히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주미 중국대사관의 류펑위(Liu Pengyu) 대변인은 해당 분석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중국 정부는 허위 계정과 여론 조작을 일관되게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아시아 국가도 표적
보고서에 따르면 네트워크 계정의 약 절반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마약 및 국경 정책이 미국의 펜타닐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중국이 아닌 미국과 인도에 돌리는 메시지를 확산했다.
특정 계정들은 팔로워 수가 10명 미만임에도 불구하고 동시다발적으로 유사 메시지를 게시해 수백 건의 반응과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FentanylFreeA'라는 계정은 미 마약단속국(DEA)의 캠페인과 유사한 명칭과 이미지를 사용하며 미국과 인도를 비판하는 콘텐츠를 게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세 강화
구글 위협정보그룹(Google Threat Intelligence Group)은 드래곤브리지를 2026년 초 기준 가장 규모가 크고 적극적인 친중 정보전 조직으로 평가했다.
이 조직은 미국, 해외 반체제 인사, 국제 NGO를 지속적으로 겨냥해왔으며, 최근에는 일본 정치 지도부, 일본-대만 관계, 베트남의 남중국해 활동, 인도, 필리핀 정부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OpenAI)도 지난해 10월 중국 법집행기관 관계자가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한 다단계 정보전 시도를 기획하려 한 정황을 차단했다고 26일 공개했다.
낮은 반응에도 '지속 노출' 전략
보고서는 개별 게시물의 참여도는 낮지만 알고리즘을 활용해 노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일부 게시물은 반응은 적었지만 수천 회 이상 조회된 사례도 있었다.
리오프리오는 "중국이 일본 선거와 내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각국이 온라인 허위정보와 외국발 여론전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은 디지털 공간이 국가안보의 핵심 전선으로 부상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