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를 향해 "원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발언하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양국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쿠바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월) 백악관 행사에서 "어떤 형태로든 쿠바를 '차지(take)'하는 영광을 갖게 될 것"이라며 "사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협상 진행 중에도 '정권 교체' 시사

이번 발언은 미국과 쿠바가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양국 관계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 혁명 이후 약 67년간 이어진 갈등 속에서도 최근 들어 가장 긴장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의 퇴진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구체적인 방식은 쿠바 내부에 맡기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정권 교체를 압박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쿠바 정부는 이에 대해 "주권과 자결권을 존중하는 조건에서만 협상이 가능하다"며 내정 간섭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원유 봉쇄·전력 붕괴... 경제 압박 극대화

이번 긴장 고조의 배경에는 미국의 전방위 경제 압박이 자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쿠바 공급을 전면 차단하고, 쿠바에 석유를 판매하는 국가들에도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그 결과 쿠바는 3개월 이상 원유 수입이 끊긴 상태에 놓였고, 강력한 에너지 배급 조치가 시행됐다. 결국 같은 날 쿠바 전력망이 붕괴되며 약 1천만명이 정전 피해를 입는 사태로 이어졌다.

전력 부족은 산업과 교통,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쿠바 경제를 사실상 마비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이란 다음은 쿠바"... 군사적 압박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우리는 쿠바와 대화하고 있지만, 먼저 이란을 처리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쿠바를 다음 목표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미국은 과거 수십 년간 쿠바 공산정권을 비판해왔지만,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체결된 합의에 따라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자제해왔다. 현재까지 백악관은 쿠바에 대한 어떤 개입도 법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경제 제재·정권 압박·군사적 가능성까지 포함하는 '전방위 압박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협상이 병행되고 있는 만큼,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미·쿠바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