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Tesla가 수년간의 지연 끝에 대형 전기 트럭 '세미(Semi)' 양산에 나서면서, 까다로운 소비자로 알려진 트럭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여름 네바다 기가팩토리에서 세미 트럭의 본격 출하를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사 티그레스 파이낸셜 파트너스는 테슬라가 2026년 5,000~1만5,000대를 인도한 뒤 연간 5만 대 생산 체제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막다른 길에서도 문제없이 후진"...기술력이 만든 차이

네바다 스파크스 인근에서 시범 모델을 운전하던 트럭 운전자 다코타 시어러는 좁은 도로에서 방향을 잘못 잡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일반 트럭이었다면 여러 번 내려 위치를 확인해야 했지만, 그는 운전석에 앉은 채 문제를 해결했다.

세미 트럭은 운전석이 중앙에 위치해 오른쪽 사각지대가 사라졌고, 차량 주변 상황을 보여주는 디지털 스크린이 장착돼 있다.

 

테슬라 세미
(테슬라 세미트럭. 테슬라)

그는 "아무 문제 없이 바로 빠져나왔다"며 "이 기술이 큰 차이를 만든다"고 말했다.

 

트럭 운전자들까지 사로잡은 이유

세미 트럭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전기차이기 때문이 아니다. 실제 운전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 중앙 운전석 구조 → 사각지대 최소화

  • 빠른 충전 속도

  • 최대 500마일(약 800km) 주행거리

  • 기존 전기 트럭 대비 약 10만달러 저렴한 가격

특히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운송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엔젤 로드리게스는 기존 13단 디젤 트럭 대신 세미를 시범 운행한 뒤 "몸에 훨씬 부담이 적고 스트레스가 덜하다"고 평가했다.

충전 30분에 60%...디젤보다 느리지만 '현실적 수준'

테슬라는 세미가 다른 전기 트럭보다 약 4배 빠르게 충전되며, 30분 만에 배터리의 60%를 채울 수 있다고 밝혔다. 디젤 주유보다는 여전히 시간이 더 걸리지만, 상업용 운송에서 실용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또한 1회 충전으로 최대 500마일을 주행할 수 있어 기존 전기 트럭(약 200~225마일)의 한계를 크게 개선했다.

물류업계 "배송 방식 자체가 바뀐다"

롱비치 기반 운송업체 킹 피오 트럭킹의 최고경영자 제니 아바르카는 세미 도입이 사업 모델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는 모든 것을 바꾼다"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배송 형태가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해당 회사는 이미 20대의 세미를 주문한 상태다.

전기 트럭 시장, 역풍 속에서도 '테슬라 효과'

최근 미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규제 완화로 전기 트럭 전환이 주춤한 상황이다. 여기에 운송 경기 둔화, 인건비 상승, 관세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트럭업체들은 신규 차량 구매를 미루고 있다.

특히 기존 전기 트럭은 디젤 대비 3배 비싼 가격, 긴 충전 시간, 짧은 주행거리로 인해 도입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테슬라 세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 캘리포니아 친환경 트럭 보조금 프로그램은 재개 직후 빠르게 소진됐으며, 최근 6개월 동안 약 10억 달러 규모 지원이 1,000대 이상의 세미 구매에 배정됐다.

인프라·정비는 여전히 과제

다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남아 있다. 대형 전기 트럭용 고출력 충전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며, 장거리 운송에는 제약이 있다.

또한 고전압 시스템을 다루기 위해서는 전기 기술자 수준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비용 변수로 지적된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텍사스, 북서부 및 남동부 주요 물류 노선을 따라 고속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형 요약

테슬라의 세미 트럭은 긴 개발 지연 끝에 시장에 등장했지만, 실제 운전자 경험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입증하며 빠르게 신뢰를 얻고 있다. 충전 인프라와 비용 문제라는 과제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류 산업의 전기화 전환을 다시 가속할 '게임체인저'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