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에서 '두 번째 집(세컨드 홈)'을 겨냥한 신규 세금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지방정부들은 재정 적자와 주택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뉴욕·로드아일랜드·샌디에이고...세금 도입 줄이어

대표적으로 뉴욕시는 500만 달러 이상의 고급 '피에드아테르(pied-à-terre·비거주용 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에서는 연간 183일 이상 비어 있는 100만 달러 이상 주택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며, 유명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별장 보유 사례로 인해 '테일러 스위프트 세금'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또한 샌디에고(San Diego)에서는 주민투표를 통해 공실 주택에 연 8,000달러(향후 1만 달러까지 인상)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빈집 줄이고 임대 늘린다"...정책 취지

정책 지지자들은 이러한 세금이 빈집을 임대시장으로 유도, 주택 공급 확대, 임대료 상승 압력 완화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샌디에고 주택
(샌디에고 주택)

샌디에이고 시의회 의원 숀 엘로-리베라(Sean Elo-Rivera)는 "주택은 사람이 거주하기 위한 것이지, 비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캐나다 밴쿠버와 프랑스 등 해외 사례에서는 공실세 도입 이후 빈집 수 감소와 임대시장 공급 증가가 확인됐다.

"부유층 떠난다" vs "효과 제한적"...격론 확산

반면 반대 측은 이러한 세금이 부유층 이탈 유도, 지역 소비 감소, 신규 건설 위축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의 CEO Ken Griffin 측은 뉴욕의 세금 도입이 대규모 부동산 투자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두 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했다고 해서 반드시 부유층은 아니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실제로 의료 목적으로 두 번째 집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어, 세금 부담이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효과는 제한적..."보조적 정책에 불과"

전문가들은 이러한 세금이 일정 부분 효과는 있지만, 주택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공실 주택 자체가 전체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고, 세금 수준 역시 일부 소유자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대 UCLA 연구진은 이를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한 3차적(보조적) 수단"으로 평가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공급 확대와 재정 수입 확보에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재정 효과도 제한...정치적 매력은 충분

뉴욕시는 해당 세금으로 연간 약 5억 달러의 세수를 기대하고 있지만, 전체 예산(약 1,200억 달러)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이 확산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컨드홈 소유자들은 해당 지역에서 투표권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정치적 저항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결국 '두 번째 집 과세'는 주택 위기와 재정 압박이라는 두 문제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이지만, 효과와 부작용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