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아케이디아(Arcadia) 시장이었던 아일린 왕(Eileen Wang)이 중국 정부의 선전 활동을 도운 혐의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했다.
미 법무부는 월요일 왕 전 시장이 불법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 연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아케이디아 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왕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중국 정부 지시에 따라 친중 콘텐츠 게시"
수사 당국에 따르면 58세의 왕 전 시장은 당시 약혼자와 함께 중국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중국 정부, 즉 중화인민공화국(PRC)의 선전물을 퍼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당국은 왕 전 시장이 자신을 선출한 주민들의 이익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다고 보고 있다. 왕 전 시장은 지난달 이미 유죄 인정 합의에 동의했지만, 해당 합의 내용은 월요일에야 공개됐다.
그녀는 불법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로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왕 전 시장은 월요일 첫 법정 출석을 마쳤으며, 앞으로 몇 주 안에 공식적으로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검찰 "외국 정부의 은밀한 지시, 민주주의 훼손"
캘리포니아 중부지검의 빌 에세일리(Bill Essayli) 제1차장검사는 "미국 내에서 외국 정부의 지시를 은밀히 수행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유죄 인정 합의는 중국이 우리의 제도를 부패시키려는 시도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려는 우리의 결의가 거둔 최신 성과"라고 밝혔다.
연방 수사당국에 따르면 왕 전 시장은 'U.S. News Center'라는 웹사이트에 중국 정부가 승인한 뉴스 콘텐츠를 게시했다. 월요일 공개된 문서에는 왕 전 시장이 "중국 정부 관리들로부터 친중 콘텐츠를 웹사이트에 게시하라는 지시를 받고 이를 실행했으며, 때로는 다른 친중 콘텐츠를 유통하기 위해 중국 정부 관리들의 승인을 구했다"고 적혀 있다.
"일반 뉴스 사이트처럼 보였지만 선전물이 섞여 있었다"
검찰은 왕 전 시장이 중국 정부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웹사이트에 게시물을 올릴 때마다 미국 내에 있었으며, 일부 콘텐츠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게시됐다는 사실을 웹사이트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만다 엘보겐(Amanda B. Elbogen) 연방검사는 문제의 웹사이트가 지역사회에서 많은 트래픽을 얻는 일반 뉴스 사이트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접속하면 CNN 웹사이트처럼 보였고, 다양한 일반 뉴스 업데이트가 올라와 있었다"며 "그 일반 뉴스 사이사이에 선전물들이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2022년 시의원 당선...시장직은 순환 방식으로 선출
왕 전 시장은 2022년 11월 아케이디아 시의회 의원으로 선출됐다. 아케이디아 시의회는 5명으로 구성되며, 시장은 이들 중에서 순환 방식으로 선출된다.
엘보겐 검사는 "아케이디아에는 큰 중국계 미국인 커뮤니티가 있다"며 "그런 권력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과거에 적어도 중국을 대신해 행동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케이디아시는 왕 전 시장이 월요일 시의회에서 사임했으며, 이에 따라 시장직도 공석이 됐다고 밝혔다. 시의회는 다음 주 회의에서 남은 시의원들 가운데 시장과 시장 대행을 선출할 예정이다.
시 당국 "혐의 행위는 취임 전 발생...시 운영 영향 우려 없어"
아케이디아시의 저스틴 브루노(Justine Bruno)는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녀가 기소된 행위가 공직에 취임하기 전에 발생한 활동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브루노는 "전직 공직자의 행위와 관련해 일부 주민들에게는 공공 신뢰의 균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 당국은 아케이디아시와 주민들이 중국 정부에 취약하게 노출된 정황은 없다고 보고 있다.
브루노는 "개별 시의원 한 명의 행위만으로는 독자적으로 시를 움직일 권한이 없다"며 "모든 결정은 시의회 전체 기관으로서 이뤄지기 때문에, 시 운영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의원 "이전부터 문제 제기했지만 저항에 부딪혀"
한편 샤론 콴(Sharon Kwan) 시의원은 자신이 과거 왕 전 시장의 행동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려 했다고 밝혔다.
콴 의원은 "이번 결과가 완전히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며, 혼란스러웠던 시의회 회의에서 왕 전 시장의 행동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려 했지만 저항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의 민주주의를 보호하고 외국의 영향력이 없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약혼자도 외국 대리인 혐의로 징역 4년
왕 전 시장의 전 약혼자이자 선거 캠프 매니저였던 야오닝 "마이크" 선(Yaoning "Mike" Sun)은 올해 초 연방 교도소 4년형을 선고받았다. 선은 외국 정부를 위한 외국 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 한 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왕 전 시장과 선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지시를 받고 이를 실행해 자신들의 웹사이트에 친중 콘텐츠를 게시했다.
공개된 문서에 제시된 한 사례에서 중국 정부 관계자는 왕 전 시장에게 사전에 작성된 뉴스 기사를 보냈고, 이 기사는 왕 전 시장의 웹사이트에 게시됐다. 이후 왕 전 시장은 위챗(WeChat)을 통해 해당 기사 링크를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사례에서 왕 전 시장은 한 기사에 수정을 가한 뒤, 요청된 변경 사항이 반영된 기사 링크를 중국 정부 관계자에게 보냈고, 해당 기사가 1만5,128회 조회됐다는 스크린샷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정부 관계자가 "좋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왕 전 시장은 "감사합니다, 지도자님"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FBI "중국 정부 이익을 은밀히 대변"
FBI 방첩·간첩부의 로만 로자브스키(Roman Rozhavsky) 부국장은 "아일린 왕은 스스로 인정했듯 중국 정부의 이익을 은밀히 위해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 정부를 대신해 우리의 민주주의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람들은 식별되고, 수사받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법치주의와 민주적 절차의 투명성을 보호하는 것은 FBI 임무의 핵심"이라며 "우리는 선거의 무결성을 지키고 적대적 행위자들이 미국 국민의 목소리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방중 앞두고 공개..."시점 우연 아닐 수도"
왕 전 시장의 유죄 인정 합의 공개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시진핑(Xi Jinping) 중국 국가주석과의 고위급 회담을 위해 수요일 베이징으로 향할 예정인 가운데 이뤄졌다.
전직 검사 루 샤피로(Lou Shapiro)는 "그 시점이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안을 통해 중국 측에 "우리는 당신들을 파악하고 있다", "당신들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며 사람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려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