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이 외국인 유학생 취업 프로그램(OPT)을 둘러싼 대규모 허위 고용 의혹이 불거지자, 미국 기업들이 미국인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선호하도록 만든 세제 혜택을 폐지하는 법안 추진에 나섰다.
특히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근 "유령 직원(phantom employees)" 1만명 이상을 적발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OPT 제도를 사실상 "통제되지 않는 외국인 노동 파이프라인"이라고 규정하며 대대적 개혁 압박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고용 시 세금 면제"...공화당 "미국인 역차별"
폭스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글렌 그로스먼(Glenn Grothman) 하원의원은 21일 'OPT 공정세법(OPT Fair Tax Act)'을 발의했다.
현재 미국 연방법상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은 사회보장세(Social Security Tax)와 메디케어세(Medicare Tax) 납부 의무에서 면제된다.
반면 미국인 근로자를 채용할 경우 기업은 해당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공화당은 이 구조가 결과적으로 미국 기업들에게 "외국인을 채용할 재정적 유인(financial incentive)"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로스먼 의원은 "워싱턴이 만든 허점 때문에 미국 시민보다 외국인 채용이 유리해지는 상황은 용납될 수 없다"며 "미국 대학 졸업생들이 불공정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ICE "유령 직원 1만명 발견"...OPT 사기 의혹 확산
논란이 급격히 커진 계기는 ICE의 최근 조사 결과였다.
ICE 국장 대행 Todd Lyons는 연방 조사 과정에서 1만명 이상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의심스러운 고용주(suspect employers)"와 연결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부 학생들이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으면서도 OPT 취업 허가만 유지하는 이른바 "유령 직원(phantom employees)" 형태로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이언스는 "OPT는 수십만명의 외국인 학생이 미국에서 일하는 통제되지 않는 게스트워커 프로그램으로 변질됐다"며 "프로그램 규모가 폭증하면서 사기도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현재 OPT는 F-1 학생비자를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일정 기간 미국 내에서 전공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특히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졸업생들은 추가 연장까지 가능해 미국 IT 업계의 핵심 외국인 인력 공급 창구 역할을 해왔다.
"10년간 최대 360억달러 세수 증가 가능"
공화당은 이번 세제 혜택 폐지가 미국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 싱크탱크 '인스티튜트 포 프로그레스(Institute for Progress)' 자료에 따르면, 2017~2022 회계연도 동안 매년 평균 약 33만명의 학생이 OPT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해당 세금 면제를 폐지할 경우 향후 10년 동안 연방정부 세수가 270억~360억달러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공화당은 이를 "미국 청년층 고용 회복"과 연결시키고 있다.
그로스먼 의원은 "의회는 미국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미국 인재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 '미국인 우선 고용' 기조 강화
이번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미국인 우선(America First)' 노동정책과 맞물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법무부는 외국인 채용을 우선하는 기업들에 대한 제보를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으며, ICE 역시 OPT·학생비자 프로그램에 대한 대대적 조사 확대에 나서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 Tom Cotton 역시 지난해 유사 법안을 상원에 제출한 바 있다.
다만 미국 기술업계와 대학들은 OPT가 미국 첨단산업 경쟁력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거센 충돌이 예상된다.
특히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은 미국 내 STEM 인력 부족 문제를 이유로 외국인 고급 인력 유입 축소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럼에도 공화당은 현재 OPT 제도가 "사실상의 저비용 외국인 노동 시스템"으로 변질됐다는 프레임을 강화하며 제도 축소 또는 구조 개편 압박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