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X가 인류의 화성 이주와 AI 우주 인프라 구축을 내세우며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상장 절차는 1980년대식 월가 방식에 의존하게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 IPO는 예상 기업가치가 최소 1조5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 상장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상장임에도 실제 주식 배정 과정은 첨단 AI 시스템이 아니라 투자은행 직원들의 전화 통화와 수작업 판단에 의존하게 된다.
"80조달러 주문 배분"... 월가의 초대형 수작업 시작
스페이스X와 상장 주관사 23곳은 앞으로 약 3주 동안 IPO 가격 산정과 투자자 배분 작업에 돌입한다. 기사에 따르면 투자은행들은 약 800억달러 규모의 주식을 배분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들과 직접 전화 통화를 진행하며 주문을 조율하게 된다.
이번 IPO는 규모가 워낙 커서 상장 당일에도 뉴욕증시 개장 직후 거래가 시작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나스닥(Nasdaq)은 이미 시스템 테스트까지 준비 중이며, 예상 상장일인 6월 12일에도 스페이스X 주식은 오후가 돼서야 실제 거래가 시작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머스크 직접 투자자 설득... "달 제조업·태양 에너지 AI" 제시
스페이스X는 최근 수개월간 전 세계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난 4월에는 100명 이상의 펀드매니저들이 뉴어크(Newark)에서 스페이스X 로고가 새겨진 전세기를 타고 텍사스 스타베이스(Starbase)를 방문했다.
투자자들은 스타십 생산시설인 '스타팩토리(Starfactory)'를 둘러봤고, 기네 샷웰(Gwynne Shotwell) 사장과 브렛 존슨(Bret Johnsen) CFO의 설명을 들었다. 이후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직접 질의응답에 나섰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머스크는 달 제조업(lunar manufacturing), 태양에너지 기반 AI 데이터센터, 우주 산업 확장 등 "가능성의 예술(art of the possible)"에 가까운 미래 구상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은 이후 멤피스(Memphis)의 xAI 데이터센터까지 둘러봤지만, 상당수는 "스페이스X의 재무 구조가 정말 1조5천억달러 가치를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급증했지만... 적자도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스타링크 기반 위성 인터넷 사업으로 110억달러 이상, 우주 발사 사업으로 4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동시에 적자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25년 약 49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2026년 들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스타십 개발과 AI·위성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IPO 배정은 결국 '사람의 판단'
이번 IPO의 또 다른 특징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투자자 배정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주관사인 Goldman Sachs와 Morgan Stanley를 중심으로 한 투자은행들은 어떤 투자자가 장기 보유할지, 누가 단기 차익만 노리는지, 어떤 기관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고객인지 등을 수작업으로 판단해 주식을 배정한다.
특히 스페이스X는 개인투자자 배정 비율도 일반 IPO보다 크게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테슬라(Tesla) 투자자들의 머스크 충성도를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부 월가 관계자들은 "역사상 최대 규모 주문(book)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제2의 페이스북 IPO 악몽 우려도"
월가는 이번 IPO가 지나치게 과열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기사에 따르면 스페이스X IPO는 과거 Facebook(현 Meta Platforms) 상장 당시와 비슷한 수준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 나스닥 시스템 오류로 주문 혼선이 발생했고, 상장 직후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 혼란이 벌어진 바 있다.
이번에도 개인투자자 과열 매수, 단기 차익 실현 매도, SPV(특수목적기구)를 통한 우회 투자 물량, 옵션 및 공매도 헤지 등이 초기 주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럼에도 월가와 투자은행들은 상장 첫날 최소 20% 이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만약 예상대로 IPO가 성공할 경우, 머스크는 사실상 세계 최초의 '1조달러 개인 자산가'에 근접하게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