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면서, 84일째 이어진 미·이란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폭스뉴스(FOX)가 23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매우 좋은 통화를 가졌다"며 "미국, 이란 이슬람공화국(Islamic Republic of Iran), 그리고 여러 관련 국가들 간의 합의가 대부분 협상됐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바레인 등 중동 및 이슬람권 주요 국가 정상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영상 메시지
(트럼프 대통령.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마지막 세부 사항들을 논의 중이며 곧 발표될 것"이라며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와도 별도 통화를 가졌으며 "매우 좋은 대화였다"고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핵심 조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의 핵심 조항 중 하나로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개방 문제를 언급했다.

앞서 미국은 이란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 중단과 함께 농축 우라늄(enriched uranium) 포기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마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 역시 최근 협상 진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해협을 통행료 없이 개방하고 핵 프로그램 일부를 포기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군사 충돌과 봉쇄 위협으로 국제 유가와 글로벌 해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트럼프,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50 대 50"

이번 발표는 불과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을 내놓았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악시오스(Axios) 인터뷰에서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50 대 50"이라며, 협상이 실패할 경우 다시 군사 작전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당시 "필요하다면 그들을 완전히 초토화(blow them to kingdom come)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중동 정상들과의 연쇄 통화가 진행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한 것으로 보인다.

폭스뉴스(Fox News)에 따르면 한 중동 외교 관계자는 이번 논의가 "매우 긍정적이었다"며 "지역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룬 돌파구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美 군사 압박도 지속

외교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경제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U.S. Central Command)는 최근 이란 항구 봉쇄 작전 과정에서 100척 이상의 상선을 우회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수주간 이어진 해상 봉쇄를 통해 이란 경제를 압박하며 협상력을 높여왔다.

이번 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지난 84일간 이어진 미·이란 충돌 국면은 사실상 종전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이란 핵 프로그램 처리, 이스라엘 안보 보장 문제 등 민감한 쟁점들이 남아 있어 최종 합의까지는 추가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