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켄 팩스턴(Ken Paxton) 공화당 후보와 제임스 탈라리코(James Talarico) 민주당 후보가 데이터센터 규제를 둘러싸고 정면충돌하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23일(일) 보도했다. 두 후보 모두 인공지능(AI) 붐으로 급증한 데이터센터가 초래하는 전력·수자원 비용 급등 문제를 이번 중간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삼고, 서로 앞다퉈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뉴스디지털이 단독 입수한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의 4개 항 계획안은 연방·주 차원에서 데이터센터에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계획 발표는 존 코닌(John Cornyn) 상원의원의 후임 자리를 놓고 팩스턴과 탈라리코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를 몇 주 앞두고 나왔다.

팩스턴은 성명에서 "미국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중국 공산당을 이길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번 계획은 텍사스를 최우선으로 하고, 우리의 문화와 토지를 보호하며, 가정과 지역사회를 지키면서 그 목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데이터센터가 우리 아이들을 위협하는 AI 플랫폼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데이터센터
(아마존 웹서비스 데이터 센터. 연합뉴스)


팩스턴의 계획안 중 앞선 세 가지 항목은 연방 차원의 조치를 담고 있다. 그는 상원에서 두 개의 법안을 직접 발의해, 중국산 기술이 데이터센터에 동력을 공급하거나 미국 인프라에 사용되는 것을 막고, 데이터센터 업체가 운영하는 AI 챗봇이 아동 안전을 위협할 경우 형사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톰 코튼(Tom Cotton, 공화·아칸소) 상원의원이 발의한 '데이터법(DATA Act)'의 공동발의자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데이터센터가 기존 전력망과 별도로 독자적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연방 차원의 분류 체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州) 차원에서는 그레그 애벗(Greg Abbott) 텍사스 주지사가 이달 초 발표한, 사실상 데이터센터 신규 확산을 동결하는 새 지침을 팩스턴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애벗 주지사는 이번 주 초 이 지침으로 텍사스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약 1800건이 현재까지 중단됐다고 밝혔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과 독자 전력 생산 여부, 물 소비량, 받은 재정 지원,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계획, 소유주 정보 등을 공개해야 한다. 애벗 주지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X)에 "이 지침은 이제 텍사스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표준이 됐다"고 적었다.

팩스턴은 또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 판매세 면제 조치를 되돌리겠다는 방침도 밝혔는데, 이는 그가 10여 년 전 주의회 의원 시절 지지했던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팩스턴은 2013년 텍사스주 상원의원 초선 시절, 데이터센터에 대한 100% 판매세 면제 법안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 법안은 주 상원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면제 혜택을 받으려면 최소 2억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와 고용 요건을 충족해야 했지만, 이 조치는 오늘날 텍사스 데이터센터 붐에 불을 지핀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팩스턴에 앞서 데이터센터 문제를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활용해 온 탈라리코 후보는 초당적 원탁회의를 잇달아 개최하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는 팩스턴이 자신을 지지하는 여러 정치자금단체(PAC)를 통해 데이터센터 업계로부터 약 50만 달러에 이르는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점을 집중 공격했다.

탈라리코 캠프의 JT 에니스(JT Ennis) 대변인은 폭스뉴스디지털에 "켄 팩스턴은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부터 거의 50만 달러를 받으면서도, 자신의 지역구인 후드 카운티(Hood County)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개발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팩스턴이 데이터센터 자금을 자신의 선거운동에 쏟아붓는 동안, 제임스는 데이터센터에 책임을 묻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텍사스 주민들은 대형 데이터센터 기업에 매수된 상원의원을 감당할 수 없다. 텍사스 주민들은 켄 팩스턴의 부패를 감당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탈라리코 역시 데이터센터와 무관하지 않은 자금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정치자금단체인 '론 스타 라이징(Lone Star Rising) PAC'은 링크트인(LinkedIn) 공동창업자이자 데이터센터 확대를 옹호해 온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으로부터 약 10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프먼은 그동안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데이터센터가 갖는 가치를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에 대해 팩스턴은 "제임스 탈라리코와 그의 선거 조직은 데이터센터 관련 기부자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으면서 그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지만, 나는 텍사스 주민을 최우선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며 "바로 그런 이유에서 텍사스 주민을 최우선에 두고 지역사회를 보호할 4개 항 계획을 발표하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맞받았다.

탈라리코의 계획안은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 세금 면제 폐지, 전력망 연결 비용 100% 데이터센터 부담 의무화, 폐쇄형 물 재활용 시스템 도입 의무화 등을 담고 있다. 아울러 지방정부에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