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LA 동북쪽 글렌데일 시 도서관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5일 저녁 한·일 정부 간 타결된 '일본군 위안부 협상'에 대해 반대하는 촛불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한일 정부간의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과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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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제는 미국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운동을 주도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활동을 해오고 있는 가주한미포럼과 인권단체인 LA나비가 공동 주최했다.
위안부 할머니를 지지하는 중국·일본 커뮤니티 단체 회원들도 10여명 참석했으며, 글렌데일 시 정부도 이날 추모제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모제 참가자 50여 명은 소녀상에 헌화·묵념을 하고 촛불을 들고 "이번 협상 타결은 20년 넘게 진상규명과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해온 피해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국내외 인권 활동가 및 지지자 모두에게 큰 충격을 줬다. 할머니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협상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 2007년 채택된 연방하원 위안부결의안(HR121)이 규정한 사죄, 배상, 역사적 책임과 교육 등 최소한의 조건 및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이번 협상은 진정한 해결이라고 할 수 없다"면서 "일본 정부는 전쟁 범죄이자 유례없는 인권 침해인 위안부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협상에 대해 '침묵 시위'를 벌였다.
안젤라 이 LA나비 회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일본 정부와 일본군에 의해 조직적으로 자행된 범죄라는 불법성을 명확히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현정 가주한미포럼 사무국장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협상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두 번 죽이는 꼴"이라며 "일본 정부는 반인륜 범죄인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인 캐시 마사오카 씨는 "위안부 협상은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를 입은 여성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한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은 사과와 보상을 원하지만 협상에는 이런 내용이 없으며 진정한 사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소녀상을 없애기를 원하는 것은 그들이 세상에 역사를 알리고 싶지 않은 속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본 정부는 진정한 사과가 기대 이상의 것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매주 수요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맞춰 6일 전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한일 위안부 협상 무효 촉구 연대시위'의 하나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