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크게 꺽이며 지난 1월 이후 물가상승률이 최저치로 떨어지는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왔다.
소비자 물가상승률 하락이 물론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는 이번 발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속도조절'의 명분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7.1%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소폭 상승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3%)도 하회했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는 지난 1월 7.5% 상승하며 6월 9.1%상승에 이르기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7월부터 상승세가 꺽이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8.5% , 8월 8.3%, 9월 8.2%로 하락세가 완만해 다시 상승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10월 7.7%로 하락해 안도감을 주었고, 11월 7.1%까지 상승세가 꺽이면서 물가가 잡힌 신호로 반응하고 있다.
11월 CPI는 전월 대비로 0.1% 상승해 역시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0%, 전월보다 0.2%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 상승률 역시 전문가 전망치(전년 동월 대비 6.1%, 전월 대비 0.3%)를 하회했다.
전월 대비 0.2%의 근원 CPI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소치라고 노동부는 전했다.
전년대비 주거 비용과 식료품 물가가 여전히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에 따르면 전체 CPI의 30~40%을 차지하는 주거 비용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1% 각각 올랐다. 다만 주거 비용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최근 4개월 간 가장 낮았다.
식료품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10.6% 각각 치솟았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에너지 물가지수는 휘발유(-2.0%) 가격 하락에 힘입어 전월대비 1.6%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년대비 에너지 물가는 13.1% 높은 상태다.
11월 CPI에 대해 시장에서는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계획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평가했다.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여는 연준은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 금리인상)을 마감하고 0.5%포인트로 기준금리 인상폭을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