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료 인상·생활비 부담에 최근 시청 취소 증가세
할인 판매·무료 서비스 제공 등 고객 유지 안간힘

미국 플로리다주 린 헤이븐에 사는 여섯 아이의 엄마 크리스털 레비스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들인 디즈니 플러스와 파라마운트 플러스 가입을 취소했다.

서비스 이용료가 오르고 생활비도 이전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40대인 레비스는 넷플릭스 시청 중단마저 고려하고 있다.

레비스처럼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이탈은 지난해 11월 6.3%로 1년 전 5.1%에서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점점 더 많은 미국인이 OTT 가입을 취소하고 있다며 업체들로서는 고객을 지키는 게 훨씬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로고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들의 로고. 연합뉴스)

OTT 가입자 분석 업체인 안테나(Antenna)에 따르면 넷플릭스를 비롯해 애플TV 플러스, 훌루 등 주요 OTT 가입자 중 약 4분의 1이 지난 2년 동안 최소 3개의 서비스를 끊었다. 2년 전, 이 수치는 15%였다.

가입자 유지가 어려워진 만큼 서비스 업체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업체들은 광고가 포함된 대신 이용료가 저렴한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비롯해 경쟁사와 협력해 묶음 거래를 하고 할인이나 무료 서비스 기간을 제공하는 것까지 다양한 고객 유지 및 유치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레비스도 훌루 시청을 취소할 계획이었지만 업체 측이 월 2.99달러(약 4천원)에 광고가 붙은 서비스를 6개월간 제공하기로 하자 마음을 바꿨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통상 월 7.99달러(약 1만원)의 비용을 고려하면 절반도 안 된다.

물론 서비스 이용료를 더 싼 것으로 바꾸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으로는 서비스 이용을 끊은 고객 상당수가 다시 서비스를 찾고 있다는 게 안테나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스트리밍 서비스를 취소한 사람 4명 중 1명은 일반적으로 4개월 이내에 해당 서비스에 다시 가입한다. 또 3명 중 1명은 7개월 이내에 다시 찾고, 절반은 2년 안에 같은 길을 걷는다.

안테나의 최고경영자(CEO)인 조너선 카슨은 서비스 업체들이 고객을 다시 확보하려면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WSJ에 말했다.

예컨대, 1년 중에서 특정 시기에 시청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표적 광고나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들은 광고가 붙는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 신규 고객을 유치하거나 이전에 가입을 취소했으나 더 적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고객을 다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디즈니 플러스에 처음 가입했거나 임시 이용 후 정상 가입자가 된 미국 고객 중 60%는 광고가 붙는 서비스를 선택했다.

같은 달 넷플릭스의 신규 고객 중 3분의 1 이상이 광고가 붙는 서비스를 골랐다. 이는 이 서비스가 시작된 1년 전의 11%에 비해 크게 늘었다.

경쟁사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형태도 늘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CEO인 데이비드 재슬러브는 묶음 판매가 미래의 비즈니스에 중요한 부분이라며 고객에게는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도 고객이 디즈니 플러스와 ESPN 플러스, 훌루를 묶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입 취소 가능성이 작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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