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제품에 34% 관세 부과 예정... 나스닥 약세장 진입, 유가 급락

무역 전쟁의 격화로 인해 월스트리트가 금요일 대혼란에 빠지며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bear market)에 공식 진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응해 다음 주 목요일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치는 글로벌 합의에 대한 희망을 더욱 꺾으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여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은 예상보다 큰 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향후 고물가와 저성장의 시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미국 증시

(미국 3대증시. )

이날 S&P 500은 6% 하락, 나스닥은 5.8% 하락,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231포인트 급락했다. S&P500 전체 종목 중 상승한 종목은 단 14개에 불과했고, 28개 종목은 10% 이상 폭락했다. 이틀간의 관세 충격으로 인한 전체 시장 손실은 무려 6조 6천억 달러에 달했다.

이번 주 후반의 매도세는 투자자들이 이 교착 상태의 심각한 경제적 영향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수요일 밤 발표된 관세는 업계 예상보다 훨씬 깊고 공격적인 수준이었으며, 보복 조치는 소비자 소득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더 큰 갈등에 대비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경제 전망이나 기업 실적(주가의 가장 큰 원동력)**을 개선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의약품과 마이크로칩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시장은 대통령의 협상 의사 표현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

JP모건 분석가들은 목요일,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60%로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부자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라며, "중국은 실수했고, 당황했다"고 주장했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시장(crashing)은 무너지고 있지만, 경제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예상보다 강한 고용보고서는 시장에 큰 위안을 주지 못했다. 지난달 22만 8천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으나, 관세 부과를 앞둔 불확실성이 노동 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았다는 점 외에는 뚜렷한 긍정 신호는 없었다.

금요일 미국 증시는 급락세로 개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이 자국 관세를 0%로 인하하길 원한다"고 밝힌 뒤 다소 반등했다. 이후 장 후반에도 소폭의 랠리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해외 시장도 타격을 받았으며, 유럽 주요 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트레이더들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을 강화했으며, 연준이 경제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유가는 추가 하락했으며, 미국산 기준유(WTI)는 배럴당 약 62달러로 하락,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투자자들은 미 국채로 대거 몰려들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 이하로 급락한 뒤 오후 늦게 소폭 반등했다. 일본, 독일, 영국 등 주요국의 채권도 함께 강세를 보였다. 

전날 급락했던 달러화는 다소 반등했지만, 여전히 올해 최약 수준 부근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