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된 차량 라인업과 경쟁 심화, 머스크는 미래 비전에 집중

테슬라가 판매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전통적인 자동차 사업의 어려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 CEO는 여전히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기술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2분기 전 세계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13.5% 줄었다고 발표했다. 1분기에도 13% 감소한 바 있어,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쟁사인 GM과 중국 BYD 등은 신차 출시와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의회가 전기차 세액공제 축소를 논의 중이라는 점도 테슬라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에 있는 테슬라 매장

(텍사스에 있는 테슬라 매장. 자료화면)

머스크는 4월 투자자들에게 "짧은 시야 대신 먼 비전을 바라보라"며 자율주행차와 로봇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테슬라의 2024년 매출 중 약 75%는 여전히 차량 판매에서 발생했지만,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와 로봇을 통해 회사를 혁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지난해 저가형 모델2 개발을 중단한 머스크는, 같은 가격대의 자율주행 전용차 '사이버캡'을 개발 중이라며 전통적 보급형 차량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5년간 출시된 신차가 사이버트럭 한 종뿐이었던 상황에서, 사이버트럭조차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 실적을 보이면서 회사는 기존 모델의 가격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장기 비전에 높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테슬라는 여전히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의 핵심 자동차 사업 가치가 주당 50~100달러 정도라고 평가하며, 현재 주가와의 괴리를 지적한다.

회사의 수익성도 악화됐다. 테슬라는 1분기 순이익이 71% 감소했으며, 배출권 판매로 발생한 5억9500만 달러의 수익이 없었다면 흑자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매출 약 10% 감소와 이익 20%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는 백악관 자문직에서 물러나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역 갈등으로 전기차 핵심 소재 공급망이 불안정해지고 소비자들의 전기차 수요도 약화되면서 자동차 사업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미국 내 2분기 전기차 판매는 약 7%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포드, 현대, 기아 등도 판매가 줄었지만, GM은 새로운 EV 모델 출시 덕분에 판매를 늘렸다.

머스크의 정치적 활동도 테슬라 브랜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의 공개 갈등이 이어졌으며, 이사회 일부에서는 머스크가 회사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머스크와 회사의 장기 전략을 신뢰한다고 밝혔지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경영진 이탈도 있었다. 최근 북미·유럽 사업을 총괄했던 오미드 아프샤르가 회사를 떠났으며, 로봇 개발을 이끌던 책임자 밀란 코박도 가족과의 시간을 이유로 퇴사했다.

머스크는 최근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하며 차세대 성장 동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모델Y 차량이 공장에서 고객 집까지 자율주행으로 배송되는 시험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2026년까지 수십만 대의 자율주행 차량이 미국 도로에서 운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개인 차량 소유자들이 이를 공유 플랫폼에 등록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근 발표된 임팩트 보고서에는 태양광으로 운영되는 자율주행 도시와, 로봇이 사람들의 생활을 돕는 모습이 담겼다. 테슬라는 "자율주행과 로봇이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