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운용사 블루 아울 캐피탈(Blue Owl Capital)의 360억달러 규모 사모대출(private credit) 펀드가 대규모 환매 요청에 직면하며 투자자 이탈 압력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회사는 결국 환매 한도를 기존보다 낮춘 5%로 제한하며 대응에 나섰다.

환매 요청 22%...기술 펀드는 41% 요구

2일(목) WSJ 보도에 따르면 블루아울의 대표 펀드인 'Credit Income' 투자자들은 전체 자산의 약 22%에 해당하는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요청했다. 별도의 기술 중심 펀드에서는 환매 요청 비율이 41%에 달했다.

이에 따라 블루아울은 두 펀드 모두 환매를 5%로 제한했다. 이는 올해 1월 기술 펀드에서 최대 15%까지 환매를 허용했던 기존 방침을 뒤집은 조치다.

블루아울 캐피털(Blue Owl Capital)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선 블루 아울 캐피털 임원들. 자료화면)

이번 결정은 투자자 환매 요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잔류 투자자 보호와 유동성 관리 사이에서 운용사들이 겪는 딜레마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사모대출 시장 전반 '자금 유출' 확대

최근 사모대출 시장에서는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며 유입됐던 자금이, 최근 일부 기업 부도 사례가 발생하면서 빠르게 빠져나가는 흐름이다.

특히 블루아울은 사모대출 시장의 대표 주자로 꼽혀온 만큼, 이번 사태는 업계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경쟁사들 대응 엇갈려

운용사들 간 대응 전략도 갈리고 있다.

Blackstone, Cliffwater 등은 7~8% 수준의 환매를 허용하며 투자자 신뢰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Apollo Global Management, Ares Management, BlackRock 등은 펀드 규정에 따라 5%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유동성 관리 방식과 투자자 신뢰 전략 간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각사의 판단 차이를 반영한다.

401(k) 편입 논의 속 리스크 부각

이번 사태는 시기적으로도 민감하다. 현재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와 트럼프 행정부는 사모대출 및 사모펀드를 401(k) 연금 상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무부는 관련 리스크를 논의하기 위해 규제당국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될 경우, 이번과 같은 유동성 문제는 더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구조적 한계..."환매 늘면 손실 매각 위험"

사모대출 펀드는 비상장 맞춤형 대출 자산 비중이 높아, 단기간 내 현금화가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펀드는 환매 한도를 5%로 제한한다.

만약 운용사가 이를 초과해 환매를 허용할 경우, 차입이나 현금 소진을 통해 대응해야 하며 이는 잔존 투자자에게 위험을 전가할 수 있다.

블루아울은 현재 약 113억달러 규모의 현금 및 유동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 대응 능력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매 압력이 장기화될 경우, 대출 자산을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AI·인플레이션·전쟁...복합 충격

사모대출 시장의 위축은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에 대한 과도한 대출,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 그리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촉발된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 대출 가격은 2025년 안정세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하락세로 전환됐다.

결국 이번 블루아울 사태는 단순한 개별 펀드 문제가 아니라, 사모대출 시장 전반의 유동성과 신뢰 구조가 시험대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