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6월 첫 인하·한해동안 0.75%p~1.25%p ↓" 예측 다양
'인플레 둔화냐 경기침체냐', 금리인하 동기에 주목
내년 11월 대선 앞둔 정치권의 영향도 변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인하 시기와 폭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인하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이 인플레이션(금리상승) 둔화에 따라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이는 경기침체 없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이른바 '연착륙'을 의미한다.

하지만 연준이 급격한 경제 악화 또는 경기침체 가능성이나 경기침체에 빠져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이는 실업률이 현저하게 높아지고 수요 감소에 따라 기업이익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준의 금리인하 동기는 향후 금리인하 횟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나 침체 위험이 있을 경우 금리인하를 빠르게, 그리고 큰 폭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데 비해 침체 가능성이 낮다면 상대적으로 서두르지 않을 뿐 아니라 폭도 작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년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미 연방준비제도. 자료화면)

생계비 급등 등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경제 이슈가 그의 재선 가도에 큰 장애가 될 수 있다.

8일 발표된 11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전달보다 0.2% 하락한 3.7%를 기록하는 등 경기 위축 조짐이 나타나지 않자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이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에서는 내년 3월 연준의 첫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50% 미만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한 해 1%포인트 정도의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달 초에는 내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60%에 달하고 내년 한 해 약 1.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룸버그가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이코노미스트 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고 첫 인하도 6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설문에 응한 이코노미스트 3분의 2 이상이 내년에 경기침체를 피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4분의 3은 경기 위축이 아닌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응해 첫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연준은 이번 주 경제전망에서 시장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금리인하를 예측할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다봤다.

이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오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공개할 점도표에서는 금리인하 폭이 0.5%포인트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브렛 라이언은 "점도표가 상반기 인하를 시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가펜은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하고 연준이 내년 6월 첫 금리인하를 단행해 총 0.7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인하 결정이 경기 위축이 아닌 물가 압력 둔화에 대응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SMBC니코 증권 아메리카의 요제프 라보르그나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지난 5차례 통화 긴축 사이클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 후 첫 번째 금리인하까지 걸린 기간이 평균 8개월인 점을 감안하면내년 3월 금리인하가 유력하다고 점쳤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그는 특히 연준이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연초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에 금리를 1.25%포인트 이상 인하하고, 그러한 조치가 경기침체를 방지하기에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피해를 줄일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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