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미국 주요 투자은행(IB)이 향후 주식시장에 대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주가 하락 시 매수를 주문한 데 비해 모건스탠리는 미국 기업실적이 이번 분기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내년까지 수익성 위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1일(월)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조7천억 달러(약 3천554조 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부최고투자책임자(CIO) 알렉산드라 윌슨-엘리존도는 미국 고용시장의 탄력성을 보여주는 새 지표가 발표되면서 미국 증권시장의 5주 연속 상승에 제동이 걸렸지만, 추가 하락은 매수 기회라고 강조했다.

뉴욕 증권거래소 NYSE

(뉴욕 증권 거래소. 자료화면

이에 따르면 오는 13일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예상과 달리 호조를 보이자 연준의 내년 3월 금리인하 전망이 낮아지고 고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시 약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윌슨-엘리존도 부CIO는 이같은 상황을 전제로 주가 하락은 주가가 한방향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헤드 페이크(head fake)'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하락하면 리밸런싱(편입비중 재조정)이나 저가매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과소평가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속 성장을 예상하면서 이는 주식시장, 특히 대형주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윌슨-엘리존도도 "이같은 여건에서는 대형주가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으며,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이 높지만 상승 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월가의 유명한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날 미국 기업의 이익이 올해 4분기 약세를 보인 후 내년에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윌슨 CIO는 고객 보고서에서 4분기 실적 추정치의 "가파른 하향 조정"을 강조하고, 내년 이익 확대 규모에 대해서도 월가의 다른 전략가들보다 낮게 전망하고는 "내년에 대대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기 전까지 수익성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통화정책과 재정지출은 내년 하반기가 돼야 정상화될 것이라면서 그때까지는 성장 가속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현재 시장 상황이 경착륙이나 새 외부 충격 혹은 플러스 성장 동인이 나타날 때까지는 우량 대형 방어주가 계속해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윌슨 CIO는 4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의 이익추정치는 이전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된 이후 5% 하락했다고 전하고 이같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내년 말 미국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은 229달러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내년 500대 기업의 주당순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246달러로, 윌슨의 예상보다 훨씬 긍정적이다.

윌슨 CIO는 다만 2025년 기업 이익에 대해서는 "매우 낙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