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근 출시 비즈니스 노트북 '칭윈 L540' 분해 결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최근 첨단 기술을 적용해 제조·출시한 노트북을 분해한 결과, 중국이 아닌 대만산 반도체 칩으로 구동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목)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이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화웨이가 최근 출시한 비즈니스 노트북 '칭윈 L540'을 분해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는 것이다.

화웨이

(화웨이로고. 연합뉴스 )

이 노트북에 탑재된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 '기린9006C'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접근이 차단된 시점인 2020년 3분기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조립 및 패키징 방식으로 제조됐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노트북 출시로 볼 때 화웨이의 중국 내 제휴사인 SMIC(중신궈지)의 첨단 반도체 제조 기술이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추측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화웨이와 TSMC 측은 이와 관련한 블룸버그통신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화웨이는 앞서 지난 8월 SMIC가 만든 7nm 프로세서를 장착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실제로 분해해 본 결과 미국이 무역규제로 차단하려는 최첨단 기술에 불과 몇 년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었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의 기술적 성과에 대한 찬사와 함께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의 실효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말 이번 노트북 출시 때도 업계 전문가들은 SMIC가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첨단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지난번 스마트폰에 이어 중국의 두 번째 기술 승리를 안겨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화웨이가 이 프로세서를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 기업들은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부품과 장비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시작하자 서둘러 핵심 반도체 제품들을 비축해왔다.

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 상무부의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라 수출 규제 대상이 됐지만, TSMC와 화웨이 간 거래 차단은 수출통제가 강화된 이후인 2020년이 돼서야 가능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수출통제에 대비해 지난 몇 년간 반도체 연구와 비축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자국 내 공급업체 및 제조 제휴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일부 정부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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