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폭행 등 '회장님의 갑질'로 물의를 빚은 몽고식품㈜이 결국 28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전날 김 명예회장이 폭행 피해자인 운전기사를 찾아가 사과한데 이어 이날 국민을 상대로 사과를 한 것이다.
김 명예회장은 이 자리에서 "저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은 당사자뿐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운을 뗐다. 이어 "국민들께도 심려를 끼쳐 사과한다"며 "이번 사태를 깊이 반성하며 명예회장직에서 사퇴 후 경영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 반성과 봉사의 삶을 살겠다"고 약속했다.
아버지에 이어 연단에 오른 김현승 사장은 "몽고식품을 사랑해주는 국민께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재발방지를 위해 직원 고충 처리기구를 강화하고 상생의 노사문화 조성을 위한 '일터혁신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하며, "지역기업으로 지역사회공헌에도 힘쓰겠으며 임직원 모두가 인간미 넘치는 회사로 환골탈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몽고식품은 늦은 대응을 한 탓에 싸늘한 여론을 완전히 돌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태 초반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불매운동 등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마지못해 사과를 하는 모양새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과'는 기업이 위기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자, 또 매우 어려운 일로 여겨지게 되었다. 기업이 직면하게 되는 위기 상황은 천차만별이며,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지도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상황을 잘못 읽으면 효과적인 사과를 하기 힘들며, 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다.", "진심이 아닌 게 느껴진다."라는 등 냉소를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자사 직원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치킨매니아가 가맹점주의 불친절 행위에 대해 발 빠른 조치를 한 사례는 빠른 대처를 했을 뿐만 아니라, 상황에 대한 진단과 후속 조치를 명확히 해, 개인에 대한 비난이 회사 전체로까지 번지지 않도록 방지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위기 대응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사과의 힘은 잘못을 은폐하는 것에 있지 않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약속을 하는 게 고객에게 더욱 신뢰를 줄 수 있다.
고개만 숙인다고 남들이 용서를 해주는 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사과 잘 하는 팁 다섯 가지를 첨부하겠다.
① 자신이 사과해야 하는 잘못이 무엇인지 상대방의 입장에서 파악해야 한다.
② 잘못에 대해 육하원칙으로 서술하며, 특히 '누가'에 해당하는 주어를 빠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③ 사과 주체와 관련 없는 타인이나 단체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는다.
④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 "자아성찰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등 첨언은 넣지 마라 가해자의 슬픔이나 발전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다.
⑤ 잘못에 대해 어떻게 후속 조치할 것인지 공약해야 한다.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학교 교수의 사과의 4단계는 다음과 같다.
① 미안하다고 하라.
② 다른 핑계를 대지 말고 내가 잘못했다고 하라.
③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
④ 자신의 잘못에 대해 보상하라.
유튜브 동영상에 올라온 사과 잘 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