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원료재료인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중국의 수출 제한 방침에 미국이 강력 반발하며 미중 간 반도체를 둘러싼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5일(수) 중국의 수출 제한 방침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미국은 이를 해결하고 핵심 공급망에서 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다음 달부터 통제(수출 허가제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이번 방침을 두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과 미 재무장관 방중을 앞두고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인공지능(AI)과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첨단반도체와 반도체 생산 장비 등에 대한 포괄적인 대중국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으며 조만간 후속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의 광물 수출 제한 조치로 인해 중국이 기대하는 것처럼 미국이 유화책으로 나갈지 아니면오히려 미국은 추가 행동을 통해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중국이 광물 수출 제한으로 맞대응한 직후 이뤄지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중국 방문이 양국 간 긴장완화의 실마리를 찾는데 어떤 영향을 줄지도 미지수이다.
미중 당국 발표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부터 9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만난다.
옐런 장관이 미국 중앙은행장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신으로 미국 경제의 실질적 사령탑으로 불리는 만큼 이번 중국 방문에서는 양국 간 '경제 전쟁'의 최전선에 있는 핵심 현안들이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위안화 약세로 인한 환율 문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첨단기술 산업 공급망 재편 등 민감한 이슈들이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양국이 상대를 겨냥해 내놓은 반도체 관련 규제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을 제재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반도체와 통신·군사 장비 등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내달부터 통제한다고 밝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드라이브에 맞불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