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마일섬 원전 등 재가동에도 시간 필요...규제·공급망·여론 문제 해결해야"
최근 몇 년간 탄소 배출 축소를 공약해왔던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24일(화)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미 네바다주에서 지열 발전을 이용한 전력 구매를 검토 중이다.
지열발전 스타트업 퍼보에너지가 생산한 전력을 버크셔 헤서웨이 소유의 전력회사가 구매하고, 구글이 이 전기를 사용해 데이터 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는 캐롤라이나 지역에서 전력회사 듀크에너지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들이 듀크에너지에 높은 전기 요율을 지급하고 듀크에너지는 소형모듈형 원자로(SMR)와 전력 저장 기술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빅테크들은 이미 풍력·태양광 전력의 최대 구매자이지만, 현 수준으로는 24시간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를 맞추기 부족한 상황이다.
메타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은 지난해 탄소 배출이 2019년보다 70% 정도 많았다고 밝혔고, 지난해 6월 기준 MS의 연간 탄소 배출은 3년 만에 40% 늘었다. 구글의 탄소 배출은 지난해 말까지 4년간 50% 가까이 증가했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플랫폼에서 검색할 경우 기존 구글 검색과 비교해 최소 10배 수준의 전기가 필요하다.
미 전력연구원(EPRI)은 2023년 150TWh(테라와트시) 수준이었던 미국의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매년 15%가량 증가할 경우 2030년에는 400TWh를 넘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데이터센터용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2배 이상이 되면서 미국 전체 전력의 9% 정도를 사용할 전망이라는 미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도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도 되살아나고 있다.
아마존은 원전을 통해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6억5천만 달러(약 원)를 지불한 바 있고, 오라클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SMR 3기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를 설계 중이라고 공개했다.
미국 원자력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최근 MS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의 상업용 운전을 2028년 재개한다고 밝혔다.
스리마일섬 원전은 1979년 3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원자로사고가 있었던 발전소로, 이번에 가동이 재개되는 1호기는 사고가 났던 2호기는 아니지만 수익성 악화에 따라 2019년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빅테크들이 원전을 통해 전력을 확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당국의 규제와 공급망 문제,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WSJ은 미국의 기후 전환 목표가 비틀거리고 있다면서, 전 세계 탄소 배출이 사상 최대 수준이며 화석연료에서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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