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SLS' 몇 년 후 필요 없어질 가능성"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 시스템 '스타십'으로 우주선 발사에 드는 비용이 현격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2024년의 과학 분야 주요 성과 중 하나로 스타십 시험발사 성공을 꼽은 지난달 중순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저널 '사이언스'를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당시 사이언스는 작년 10월 스타십 시험발사와 1단 메가부스터 착륙 성공에 대해 "우주에서 과학연구를 하는 비용을 현격히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스페이스X는 이미 부분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팰컨9와 팰컨 헤비 로켓을 이용해 궤도에 탑재체를 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만약 올해 내로 1단뿐만 아니라 2단까지도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스타십 로켓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면 비용이 또다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하면 미국 국립항공우주국(NASA)의 기존 '우주 발사 시스템'(SLS)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1회용 로켓을 쓰는 SLS 발사에는 수십억 달러 단위의 돈이 들어가지만, 머스크는 스타십 시스템의 1회 발사 비용을 1천만 달러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우주탐사 비용이 낮아지면 화성에 탐사선 하나를 보내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탐사선 선단을 꾸릴 수 있으며, 위성을 무더기로 보내 우주에 거대한 망원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가디언은 머스크가 앞으로 30년 동안 화성에 개척자들을 보내 최대 100만명이 거주하는 식민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머스크는 향후 2년 안에 스타십으로 화성 무인 탐사선을 보낼 것이고 이 계획이 성공하면 4년 안에 유인 우주선을 보낼 것이라며 이런 구상을 밝혔다.
다만 화성의 환경이 인간이 거주하기에는 너무나 악조건이므로 머스크의 구상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지구에서 화성 사이의 평균 거리는 2억2천500만㎞에 이른다. 또 화성에는 물이 존재하지 않고 대기압이 지구의 1% 미만이어서 인간이 호흡할 수 있는 공기도 없다.
영국의 '왕립 천문학자' 칭호를 받은 마틴 리스 전 왕립학회장은 "우주가 지구의 문제들로부터 도피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착각"이라며 "지구의 문제는 여기에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도저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일로 보일지 모르지만, 화성을 개조하는 것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기"라며 지구에서 사람이 살기 힘든 곳으로 꼽히는 남극, 심해저, 에베레스트 꼭대기 정도 여건이 되는 곳조차도 우리 태양계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스타십이 우주과학에 약간의 영향이 있을 수는 있지만, (화성을 개척하는 방향으로)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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