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상승, 금리동결에 영향 인정..."물가 싸움 끝낼 정도는 아냐"
"美 2% 성장해도 잠재성장률 밑돌 가능성...노동시장·공급망 개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일(현지시간) 장기채권 금리 상승으로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면서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중단할 정도로 금융 여건이 긴축적이진 않으며, 노동시장 과열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1%대 후반으로 여겨져 왔던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연속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장기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금융 여건이긴축됐다"며 "금융 여건의 지속적인 변화는 통화정책 전달 경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연 5%에 도달하는 등 장기채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낸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장기채 수익률 상승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지난 여름 이후 광범위한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데 기여해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여건이 분명히 긴축됐다고 말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 가계, 기업이 지불하는 차입비용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이것들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장기채 금리 상승을 비롯해 달러 강세, 주가 하락 등 광범위한 금융시장 요인이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도 해당 요인이 지속성을 띠어야 하고, 연준의 정책 변화 예상을 반영한 게 아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상승에 대한 예상이 장기 금리를 올리는 원인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최근 장기 금리 상승이 연준의 정책 변화 예상을 반영한 게 아님을 시사했다.
그러나 긴축적인 금융 여건의 지속 여부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 할 부분이나 매우 중요하다"며 "시장은 항상 출렁이는데 이는 우리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높아진 장기 금리가 다시 낮아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추이를 신중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현재 금융 여건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낼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금융 여건이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낼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후속 질의에 "정확히 맞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다가오는 회의에 대해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준금리를 한두 번 동결하면 다시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번 동결 결정이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지속해서 상회하거나 노동시장의 견고함이 더 이상 완화되지 않음을 가리키는 증거는 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 위험을 불러올 수 있으며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존 입장을 재강조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2% 위로 올라섰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미국 경제의 추세적인 장기 성장세가 2%에 조금 못 미치거나 2% 정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올해 2% 성장을 해도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수 있다. 나는 이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그것은 정말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 배경으로 경제활동인구의 증가와 공급망 충격 해소 등을 꼽았다.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해선 이전보다 진전된 평가를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져 왔다"며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상당히 양호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불과 약 열흘 전인 지난달 19일 연설에서만 해도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 "양호한 발전"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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